언니의 결혼

아기 키우는 마음

by 이수댁

언니의 결혼이 드. 디. 어. 끝났다.

언니는 속이 다 후련하고, 부모님께서도 비로소 발 뻗고 깊이 잠드셨다.


결혼 일주일 전부터 코로나 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되었다.

결혼식 전날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못한다는 연락을 해서 부모님과 언니 모두 기운 빠져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코로나 19로 어딜 가나 출입 명부를 써야 하는, 하루하루 탈 없이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여겨지는 전쟁 같은 시기이다.

그런 와중에 결혼식 참석은 정말 큰 마음을 먹어야 가능하고, 그만큼 축하하러 와주신 가족과 언니 친구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정말 컸다.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니 훈훈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지난 7년 동안 한 사람을 기다리고, 사랑하며 자신의 사랑을 굳건히 지켜온 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혼 준비만도 어려운데 코로나 19까지 신경 쓰면서 마음고생이 참 많았지만, 그동안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만큼 결혼식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친정집에서 아기를 돌보면서 언니가 결혼하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점도 정말 감사하다.

언니가 신혼집에 들어가고, 내가 아기를 데리고 서울 집으로 돌아가면 부모님께서도 많이 적적하시지 않을까...

어느새 친정집에서 생활하는 게 익숙해졌는데 한번 서울에 올라가면 생각만큼 부모님 얼굴을 자주 뵙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이동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테니...


엄마께서는 아기를 돌봐주시면서 우리 삼 남매를 어떻게 키웠는지 다시금 떠올리시고, 언니는 아기와 놀아주면서 엄마께서 우리를 어떻게 키우셨을지 생각하며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아기의 작은 코에서 코딱지가 다슬기 뽑아내듯 쭉 나올 때 내 숨이 다 트인다며 기뻐하고, 트림을 꺼억하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똥을 닦아주며 시원하겠다고 엉덩이를 두들겨주는 게 부모 마음이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돌봐주신 은혜를 어떻게 다 갚아야 할지...


한편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딸아이가 시집을 간다고 하면 시원섭섭할 것 같다. 엄마께서도 언니와 형부가 인사하는 순서에서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시다가 오히려 오열을 하셨다. 내 결혼식에서는 활짝 웃으며 인사를 받으셨는데, 첫째 딸 시집보내는 마음은 더욱 섭섭하신가 보다 생각했다. 나는 그 순간이 아직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지금 마음은 우리 딸 시집 못 보낼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수도권 거리두기가 2단계로 변경된다니 언니 결혼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 잘 치렀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고 나니 어렵고, 힘들었던 순간은 추억으로 남아 무용담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인륜지사대천명이라고 좋은 날씨에 무사히 결혼식을 치르게 되어 참 감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산후 검사를 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