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18명의 손주, 11명의 증손주를 두신 외할아버지를 나타내는 숫자이다. 어제 점심시간에 할아버지 댁에 방문해서 증손녀 얼굴을 보여드렸다. 배속에 있던 아기가 눈 앞에서 꿈틀거리니 지긋이 바라보거나 입으로 소리 내시며 귀여워해 주셨다. 그러다가 아기가 잠에서 깨어 아앙~하고 우니까 "옳지, 옳지~ 울어야 목소리가 고와진다."며 허허 웃으시는 모습에 할아버지의 내공이 느껴졌다. 아기도 증조할아버지께 신고식을 치르려 큰 소리로 울다가 사래가 걸려서 컥컥거리며 잦아들었다. 큰소리치려다 깨갱하는 것 같아 귀여웠다.
초보 엄마는 아기 울음소리에 불편한 건 없는지 늘 신경 쓰기 바쁜데 사실 아기들이 우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배고파서 울고, 졸려서 울고, 때로는 심심해서 그냥 울기도 한다. 말을 못 하니 울음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신생아 때는 아기가 조금만 울어도 호다닥 달려가 기저귀를 갈고, 수유를 하는 등 재빠르게 반응을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지켜보고, 느리게 반응한다. 아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수면교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11시 정도까지 신나게 놀다가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들고, 새벽 2~3시에 한번, 5~6시 즈음 또 한 번 깼다. 53일을 지나는 시점에서 아기는 낮과 밤을 구분하고 잘 자는 경우 2개월 즈음에 5시간을 내리 잘 수 있다고 한다.저녁 8시경부터 방으로 데려와 어둡게 하고, 자장가를 들려주었다. 원래 놀던 시간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꿈틀거리고, 눈도 말똥말똥했다. 언니가 그 모습을 보고 코 고는 소리를 내주며 장난을 치다가 결국 거실로 데려갔다. 10시쯤 거실에서 티브이도 보고, 한참을 신나게 놀다가 11시경에 배고파하는 듯해서 방으로 데리고 가니 젖을 조금 빠는 듯싶다가 이내 잠들었다. 그러고 나서 4시 55분에 눈을 떴으니 통잠 자기에 성공했다.
새벽에 울 때도 진짜 깬 건지, 아니면 잠깐 우는 건지 기다리다가 기저귀를 갈아주고 수유를 했다. 그러더니 조금 먹다가 이내 잠드는 아기. 15분 정도 꿈틀거리며 얕은 잠을 자더니 스스로 깊은 잠으로 넘어갔다. 잘 자는 모습이 신통하고 예쁘다. 그러면서 아기가 많이 자랐고,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다고 느껴졌다. 매일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 기쁘면서도 금방 커가는 모습에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 감사하고, 기쁨과 뿌듯함도 느낀다. 부모가 아기를 키우는 거 반, 아기기 스스로 자라는 거 반이라고 한다. 사실 배속에서부터 그랬다. 앞으로도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물론 기다리는데 엄청난 내적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할아버지께서는 처음에 아기 키울 때 잠 못 자고 힘들어도 그게 사람 사는 재미라고 말씀하셨다. 지금은 그 기쁨과 재미가 무엇인지 조금씩 맛보고 있다. 내게 주어진 행복을 겸손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후회 없이 육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