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성장일기

만 6개월 아기 육아일기

by 이수댁


한차례 봄비가 내리고 나니 세상이 한층 더 맑고, 푸르고, 선명해졌다. 대전에 있는 9박 10일 동안 할 수만 있다면 매일 동네 뒷산에 올랐다. 왕복 50분 정도 걸리는 한적한 산책길이었다. 매일 이 길을 걸어도 다음날 아침이면 또다시 이 길이 그리웠다. 그리고 다시 와보면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연이 날 반겨주었다. 봄비가 내린 다음날에는 물소리가 세차 졌다. 활기찬 새소리까지 더해 기분 좋은 소리에 둘러싸인 일요일 아침이었다.

매일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며 변해가는 자연처럼 짧은 기간이지만 아기 빵이도 부쩍 자랐다. 만 6개월이 된 빵이는 지난 2월 말 대전 친정집을 떠나 서울 우리 집으로 이동할 때와는 또 다른 아기로 성장했다. 두세 시간 간격으로 짧았던 수유 텀은 네 시간 간격으로 늘었고, 밤중 수유는 서서히 줄어서 3월 25일부터는 끊었다. 그리고 4월 첫날 이유식을 시작했다. 아직 꿀떡꿀떡 삼킬 수 있는 모유를 더 편안해하는 것 같지만 내 손에 쥔 숟가락을 잡아끌며 입으로 가져가 먹는 걸 보면 먹성이 좋은 아기인 것 같다. 게다가 엄마, 아빠 닮아서 간식으로 과일 먹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9시 반에서 10시 반 사이, 비교적 늦게 잠들던 습관도 8시 반에서 9시 반 사이로 앞당겨졌다. 대전에서 가족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많고, 벚꽃길 드라이브를 하고, 욕조에서 수영을 하고, 하루 종일 뒤집고 노는 등 에너지 소모가 많아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9시간 정도 통잠을 자니 나에게 여유시간이라는 게 생겼다. 육퇴의 참맛을 맛보게 된 것이다. 출산 후 처음 집에서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보았는데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가벼운 듯 재밌고, 진중하게 스토리가 이어져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서울 집으로 돌아와 아기도, 나도 다시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하루를 보냈다. 그동안 가족들이 많이 보듬어줘서 손을 탄 빵이는 하루 종일 엄마가 옆에 있길 바라고, 더 자주 안아주길 원했다. 나로서는 힘이 들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 좋다. 빵이가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더욱 활발하게 지낼 수 있고, 아기에게 사람들과 어우렁 더우렁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엄마께서 차려주신 맛있는 밥 먹으면서 몸도 마음도 영양 가득 채우고 온 만큼 빵이랑 재밌게 보내고, 또 가족들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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