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Aug 19. 2016

연작소설 : 기업분쟁연구소 24시 (제 1회)

조우성 변호사의 법과 인생

제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분쟁연구소(CDRI : Corporate Dispute Research Institute)를 모티브로 한 연작소설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법률지식도 제공하고 저희 CDRI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도 알려드리려는 목적입니다. 
다만 극적 재미,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고려하여 극중 인물, 상황 설정등은 허구를 많이 가미했습니다. 그렇다고 100% 허구는 아닙니다.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습니다. 그럼 한번 시작해 보겠습니다.


1회, 2회는 상가임대차보호법상의 계약기간 갱신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상가인지(서울은 환산보증금 4억 이하) 아닌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과연 이 사례 속의 최 민호 사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최 민호씨가 건물주로부터 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 내용은 이랬다.     


“사장님과의 임대차계약은 2016년 4월 30일로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정상 임대차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건물명도 등의 조치에 차질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임대인 장 성 원 드림”     


오늘이 2016년 5월 7일.

서류철에 보관된 계약서를 펼쳐보니 임대차계약 기간은 ‘2014년 5월 1일부터 2016년 4월 30까지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뭐?

계약 날짜가 2016년 4월 30일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이미  7일이나 지난 이제 와서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못한다고?

민호씨는 애써 별 일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저녁 8시. 50평 남짓되는 홀에 손님이 거의 찼다. 


2년 전 육회(肉膾) 전문점이 뜰 거라는 주위 지인들의 추천을 듣고 장소를 물색하다 삼겹살 집으로 잘나가던 이 건물 1층에 들어오게 됐다. 기존 삼겹살 집 고객과 부대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으로 5,000만 원을 줬다. 물론 인테리어도 조금 고치고 집기도 일부 새로 사들였다. 그러느라 4,000만 원 정도 추가 비용도 들었다. 




'누가 2년만 장사하려고 이런 투자를 한단 말인가?'

그때 분명 거래를 주선했던 공인중개사가 이런 말을 했었다.

“일단 계약서는 2년으로 작성하구요. 연장하시면 되지요.”     

그런데, 임대인의 문자메시지는 나더러 나가라는 말 아닌가?

민호씨는 머리가 복잡했다.     


대기업 총무팀에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집안의 자랑거리였던 동생.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동생은 트로피 같은 존재였다. 동생의 큰 아들은 00외국어 고등학교에서도 10등 안에 든다는데 , 민호씨 큰 아들은 재수 중이다. 갑자기 속이 쓰렸다.


민호씨의 설명을 들은 동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형님, 임대인이 뭘 잘 모르고 그런 것 같은데요. 이미 기간은 지났지만 형님이 계속 장사하고 있는데 나가라고 한다는 거죠? 기간이 이미 지났는데 임대인이 아무 이의제기 안했다면 그 계약은 갱신된 거예요. 묵시적 갱신이라나 뭐라나... 하여튼 그런 게 있어요. 쫄지 마세요. 오히려 세게 나가세요.”     


묵시의 갱신?

하기야, 그래야 뭔가 상식에 맞는 듯 했다.


민호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5번 테이블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 중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카드를 내밀었다.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 사람이 계산을 하는 것 보니 아마 총무인가 보다. 회식인듯. 


“사장님, 이거 진짜 추첨해서 10만원 상품권 주시나요?”


남자는 계산대 옆에 놓인 명함 수집통을 손으로 가리키며 묻는다. 민호씨는 손님들로부터 명함을 받아 2주일에 3명을 선정해서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몇 달 전 컨설턴트 일을 하는 후배의 조언으로 시작한 작은 이벤트다.




“아. 네. 한번 응모해 보시죠.”

“아.. 전 이런 응모에 당첨돼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추첨을 하시나요?”


“네,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2, 4주차 금요일 저녁 9시 반에 손님들 보는 앞에서 명함을 뽑습니다. 휴대폰으로 영상 촬영도 하구요.”

“오호~ 그래요? 그럼... 사장님. 제가 명함 3장을 넣어도 될까요? 저도 이런 데 당첨되는 행운을 좀 맛보게 해주세요.”


넉살이 좋은 사람 같았다.

“네, 그렇게 하시죠.”


남자는 명함 3장을 수집통에 넣고, 1장은 민호씨에게 건넸다.     


“CDRI(기업분쟁연구소)  변호사 이세진”     


기업분쟁연구소? 변호사? 


“기업분쟁연구소...가 뭐하는 곳이죠? 연구소인가요?”

“아.. 법률사무소, 로펌인데요.”


“기업쪽 일만 하시는 건가요?”

“기업 고객이 많긴 한데, 개인적인 사건도 안하는 건 아니구요.”


“아...네... 그럼 혹시 임대차 문제도 상담받을 수 있나요?”

“네, 임대차 분쟁은 아주 흔한 분쟁 중 하나죠.”


“그렇군요. 이 변호사님. 제가 문의할 것이 있는데, 한번 찾아뵈도 될까요?”

“아...네... 그러시죠. 저희 사무실은 여기서 가깝습니다.”     


기업분쟁연구소라...

이름이 좀 특이하다. 그냥 법률사무소라 하지, 사람 헷갈리게.

민호씨는 큰 돈이 걸린 문제라 제대로 상담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회에 계속...)     


* 2회는 여기에서 보심 됩니다.

https://brunch.co.kr/@brunchflgu/1016




기업분쟁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dri119/


기업분쟁연구소 페이스북 그룹

https://www.facebook.com/groups/ISG.lawfirm/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에 쏙 드는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