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 조우성변호사의 인생내공
富貴多士 貧賤寡友(부귀다사 빈천과우)
부귀할 때는 선비가 많고 빈천할 때는 친구가 적다.
춘추시대 제나라 재상이던 맹상군이 군주의 신임을 받고 부귀가 극성했을 때는 휘하에 식객(집에 데리고 있던 참모)이 수천 명 있었으나, 군주의 신임을 잃어버린 이후에는 그 많던 식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경험했다. 맹상군은 식객 풍환의 덕에 다시 복직을 하게 되는데(관련 고사성어가 유명한 ‘교토삼굴’이다. 인생내공 15화에서 다룬다.), 맹상군이 이렇게 복직을 하자 예전의 식객들이 다시 맹상군에게 몰려들었다. 식객들은 맹상군이 그렇게 다시 복직될 줄 알았다면서 칭송을 다시 늘어놓았다.
이를 본 맹상군은 화가 났다. 이미 그들에게 환멸을 느낀 바 있다. 그는 몽둥이를 들고 나가 그들을 내쫓으려 했다.
“내가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것을 식객들이 보고는 모두 나에게 등을 돌리고 떠났소. 이제 풍환 선생 덕분에 복직하였는데 예전의 식객들이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나를 다시 본단 말이오. 만약 나를 다시 보려하면 반드시 그 얼굴에 침을 뱉고 크게 욕을 보일 것이오.”
그러자 곁에 있던 풍환이 이를 말리며 이렇게 말한다.
“사물에는 반드시 이르는 것이 있고, 일에는 진실로 그렇게 되는 도리가 있는데 군께서는 이를 알고 계십니까?”
맹상군은 화가 난 목소리로 “나는 어리석어 선생이 말하는 바를 모르겠소.”라고 퉁명스레 답한다. 그러자 풍환은 말을 이었다.
“살아 있는 자가 반드시 죽는 것은 사물이 반드시 이르는 바요, 부귀할 때 선비가 많고 빈천할 때 친구가 적은 것은 일이 진실로 그렇게 되는 바인 것입니다(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군이 직위를 잃고 빈객이 모두 떠나간 것을 두고 그들을 원망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원망한다면 이는 선비들이 다시 공에게 돌아오는 길을 끊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바라건대 군께서는 옛날처럼 객을 대우하여 주십시오.”
맹상군은 그 말을 듣고는 크게 깨달은 바 있었다. 그는 풍환에게 두 번 절하며 말했다.
“삼가 그 명에 따르겠소. 선생의 말씀을 듣고 어찌 감히 가르침을 받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환히 웃는 낯으로 예전의 식객들을 다시 맞아들였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사람의 관계는 좋았다가도 나빠질 수 있고, 나빴다가도 좋아질 수 있다. 그것은 상대방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내 쪽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상대가 떠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이기심과 나약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치, 인간사의 모습인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위의 이야기는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팍팍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간들의 솔직한 모습이라는 점을, 그래서 인정하기 힘들더라고 이를 직면하고 인정하라는 것을 준엄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그 사람이 떠나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또 내 상황이 다시 좋아졌다고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을 때 왜 그랬는지 캐묻지 말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서,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링크의 관계, 즉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인맥들을 넓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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