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Oct 14. 2019

은혜 속에 재앙이 싹튼다

조우성 변호사의 인생내공

조우성 변호사의 인생내공 _ 20191014


은혜속에 재앙이 싹튼다?


어느 책에서 재인용된 채근담 구절 중에 “은혜 속에서 재앙이 싹튼다(恩裡由來生害 은리유래생해)”는 말이 있었다. 고개를 갸웃했다. 이해가 될 듯 말 듯한 이 말. 은혜 속에서 재앙이 싹튼다고? 보충 설명이 없어 생각을 발전시켜 봤다.




첫째, 은혜를 받는 입장이 되어 보자.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복을 받았거나 살면서 다른 행운을 취하게 된 경우, 이는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을 낳는다. 남들보다 출발선도 빠르고 일을 성취해 가는 속도도 빠르다. 이럴 경우 대부분 사람들은 자만하고 행운으로 얻게 된 것을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착각한다(# 나심 탈렙 : 행운에 속지마라, 블랙스완). 그러다가 한 방에 골(?)로 갈 수 있다.


둘째, 은혜를 주는 입장이 되어 보자. 사람들은 받은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준 것은 기가 막히게 기억한다. 보상심리가 작동한다. ‘내가 저녀석에게 이 정도 베풀었는데 말야. 이제 내가 이런 상황이면 내게 뭔가 갚음을 해야 하는 거 아냐? 괘씸하잖아. 저 태도는 뭐란 말인가?’ 애초에 내가 은혜를 베풀지 않았으면 들지 않을 원망과 상대적 박탈감이 본인을 괴롭히고 상대방을 괴롭힌다(# 2019. 10. 14.자 사회면 기사, “로또 1등, 형제 비극의 시작이었다.  https://c11.kr/as0q)


결국 '은혜'라는 놈은, 

받는 입장에서는 사람을 자만에 빠뜨리게 하는 요물이면서, 

주는 입장에서는 나중에 그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할 경우 상대방에게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물이다.


은혜를 덥썩 잡아채는 것도, 무조건 후하게 베푸는 것도 삼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으로 얻은 것 vs '실력'으로 얻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