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인생내공
말랑말랑한 연애시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세 같은 문구.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는 것’ 블라블라.
마주봄 보다는 둘이서 멀리 같은 곳을 본다는 실루엣이 보다 미래지향적, 건설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장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 나온다. 원문을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사랑이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같은 방향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인생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인간의 대지>는 생텍쥐페리가 조종사로 일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조종사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교감으로 동료들과의 특별하고 소중한 연대를 하고, 사막에서 조종사로 일하면서 보고 겪은 경험들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과 자연의 신비함을 묘사한 책이다. 그래서 위에서 말하는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라 동료간의 사랑, 동료애를 가리킨다.
같은 일을 하는 동료끼리 같은 꿈을 갖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나아가는 것이야 말로 사랑의 경지라는 이 말. 상당히 멋지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 조직의 위 아래가 같은 것을 욕망하여야 이길 수 있다는 말. 조직 내의 사람들이 같은 것을 꿈꾸고 바라는 모습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로망이리라. 하지만 내 마음을 몰라주는 부하 때문에 속 쓰려 하고, 내 꿈을 키워주지 못하는 상사를 원망하는 일이 다반사다.
조직의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지향점을 제시하고 수시로 네비게이션을 점검하며 나가는 리더.
누군가 그랬다.
지도자는 ‘지도’와 ‘자’를 갖춘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이 되고픈데… 가야 할 길이 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