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Jun 12. 2022

귀매최이(鬼魅最易)


[단상 : 귀매최이(鬼魅最易)]


▷ 귀매최이. (귀신 귀, 도깨비 매, 가장 최, 쉬울 이) ‘귀신과 도깨비같은 허황된 것이 가장 꾸며내기 쉽다;라는 뜻이다. 즉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은 쉽게 꾸며낼 수 있다는 의미.


▷ 한비자 외저설좌상편에 나오는 성어인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식객 가운데 제나라 왕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었다. 제나라 왕이 물었다.


"무슨 그림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


"개와 말을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제나라 왕이 또 물었다.


"그러면 무슨 그림이 가장 그리기 쉬운가?"


"귀신과 도깨비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제 왕은 궁금해서 그 이유를 물었다. 당연히 개와 말이 그리기 쉽고 귀신과 도깨비가 그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러자 그 식객은 웃으며 말했다.


“개와 말은 사람마다 볼 수 있고 날마다 눈앞에 있으니 진짜와 꼭 같이 그려야 하기에 정말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귀신이나 도깨비는 그림자나 형체도 없고 본 사람도 없으며 눈앞에 나타나지도 않으니 제 마음대로 그려도 되지요. 어떻게 그리든 그것을 닮지 않았다고 증명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 한비자는 이 사례를 통해, 실체가 없는 허황된 공론(空論)을 일삼는 것은 오히려 쉽고 그럴싸하게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때도 그러하다. 실상과 연결되지 않고 실체가 없지만 그림은 아주 좋은 경우가 있다. 이런 사업모델일수록 혹하기 쉽다. 


▷ 집을 그릴 때 보통은 지붕부터 그리지만 집을 지어 본 사람은 일단 기둥부터 그린다고 했던가.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고 허상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사자성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중자애 - 나를 무겁게 여기고 나를 사랑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