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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n 18. 2022

패소의 쓰라림

1년 가까이 끌었던 사건의 결과가 오늘 나왔는데, 패소였다.

의뢰인이 감정적으로도 아주 힘들어했던 사건이라 지면 안되었는데, 이런 결과를 받게 되었다.


민사는 결국 증거가 중요한데, 소송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일처리를 하다보면 그런 증거를 확보해두기 어렵다.


오히려 바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호의를 가지고 참아냈던 상황들이 재판에서는 '진짜로 문제가 있었으면 내용증명을 보내든 뭐든 난리쳤을 거 아닙니까? 그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이제와서 문제를 삼으면 어쩌자는 겁니까?'라는 비난을 받는 단초가 된다. 나아가  우리의 법적 청구를 약화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한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 할 수록

승소했을 때의 기쁨의 크기보다

패소했을 때의 아픔의 크기가 훨씬 크다.


패소의 아픔이 승소의 기쁨보다 5배는 더 큰 것 같다.


이럴 때는 정말 어디론가 숨고 싶다.

승부의 세계가 버겁게 느껴지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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