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사는 마을의 산 꼭대기에는 탄광이 있는데, 저녁 쯤이면 항상 광부들이 얼굴에 숯검댕이가 묻은 상태로 산을 내려온다. 그래서 김씨는 그들을 상대로 얼굴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는 물수건을 팔기로 했다.
어느 날 두 사람의 젊은 광부가 일을 마치고 내려온다.
김씨는 얼른 물수건을 들고 두 사람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려고 한다.
그런데 두 사람 중 한 사람(A)은 얼굴이 깨끗한 편이고, 다른 한사람(B)은 숯검댕이 많이 묻어 있다. 이 경우 김씨는 누구에게 이 물수건을 건네야 물수건이 팔릴 확률이 높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B에게 팔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은 일단 A에게 물수건을 먼저 들이미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즉, B에게 물수건을 건네는 것은 ‘판매자의 시선’에서 접근한 것이라면, A에게 물수건을 건네는 것은 ‘소비자의 시선’을 존중하는 접근이다.
김씨가 A에게 물수건을 건네자 A가 B의 더러운 얼굴을 힐끔 보면서 자신의 얼굴도 저렇게 더러우면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김씨는 물수건을 B에게도 건네면서 자연스럽게 거울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케팅 책에 자주 나오는 이 이야기는, 협상론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역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쳐주는 좋은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