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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n 22. 2022

볼 필요가 없는 것은 보지 않는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를 제가 좀 의역해보겠습니다.(내편 덕충부 편)


신도가는 형벌을 받아 발이 하나 잘린 사람인데, 도인인 '백흔무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에게 배웠다.

같이 문하생이었던 자산은 동료인 신도가와 같이 다니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신도가가 발이 잘린 것을 신경쓴 것이다.


그러자 신도가는 이렇게 자산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19년 동안 스승님을 따르고 배웠지만, 스승님은 아직 내가 외발인 것을 모르신다네."

吾與夫子遊十九年矣(오여부자유십구년의)

而未嘗知吾兀者也(이미상지오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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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죄를 지었는지는 모르나 형벌로 발이 잘린 신도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당했겠지요.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백흔무인의 문하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했기에 신도가가 어떤 외모를 가졌는지 몰랐다는 겁니다(신경을 쓰지않았다는 의미겠지요). 발이 있고 없고는 공부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문제가 되지  않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그 내공. 참된 스승의 모습이겠지요. 비단 스승, 제자 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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