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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n 24. 2022

스크루지, 자기인식, 근본적 변화

# 1

“막상 병원에 입원해서 심각한 치료를 받으면서 있어보니 정말 착잡하더라. 그리고 병원에 계신 노인분들을 보니 내 10년 20년후가 저렇게 망가지게 될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구. 정말 입원해서 치료받느라 고생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완전 정신차렸어. 먹는 거 조심하고 열심히 운동도 하고 말야. 내겐 의미있는 시간이었어.”

최근에 만난 대학 선배께서 하신 말씀.     


# 2

찰스 디킨즈의 소설 <크리스마스캐롤>. 악명높은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주인공. 스크루지는 그 인색함 때문에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 그는 꿈에서 3명의 유령(과거, 현재, 미래)을 만나 그 유령들과 여행을 한 다음 크게 깨달은 바 있어서 크리스마스 날을 계기로 새 사람이 된다는 내용이다. 

    

# 3

언젠가 정신과 의사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의 말씀.


“스크루지의 변화과정은 정신과 의사들의 접근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1) 우선 그의 과거를 짚어 보면서 예전의 꿈과 비전을 떠올리게 하고, 2) 현재의 내 모습을 직시하게 하면서 최대한 객관화시킨 다음, 3)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게 해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그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변해야겠구나!’라고 느끼게 만드는 거죠. 소설 속의 스크루지의 변화가 너무 극적이긴 하지만 실제로도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 4

스크루지는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에 자기가 얼마나 맑고 순수했으며 꿈 많은 아이였는지를 보게 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나라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자기 객관화). 그리고 미래에 쓸쓸히 묘지에 누워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경험하면서 ‘나,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느낀다.     

# 5

우리는 현재의 삶에 깊게 매몰되어 있다. 그리고 그 현재의 삶 역시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만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의 내 모습을 반추하고, 현재의 내 모습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며, 미래의 내 모습을 최대한 현실감있게 그려보면 오늘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통찰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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