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Jul 01. 2022

얘는 무겁지 않아요, 내 동생인걸요.

#1

K는 예전 사무실에서 경리를 담당하는 직원. 남동생 둘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사고뭉치였다. K는 일하다가도 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내게 사정설명을 하고 달려가서는 문제를 해결한다. 누나는 그리 착실한데 동생 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2

돈도 많이 깨졌고, 마음도 많이 상해하는 것 같았다. K의 부모님은 어릴 때 이혼하시고 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어머니도 건강이 안좋으셔서 K가 집안의 가장이었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때로는 숨이 막히고, 내가 괜히 그 동생들이 얄미웠다. 지 누나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도 모르고 철없이...

그런데 내가 좀 더 알아보니 그 동생들이 어릴 때 같이 사고를 당해서 약간의 장애가 있었던 것. 그 얘기를 듣고 보니 K가 더 짠했다.     


#3

그 날도 중간에 조퇴하고 나가서 동생이 저지른 일을 처리하고 돌아왔길래, 내가 딱한 마음에 “어휴... 정말 힘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K는 “제가 그때 좀 더 진작 병원에 데리고가서 처리했으면 쟤들이 저러진 않을텐데.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제 동생들인걸요. 괜찮아요.”라면서 씩 웃었다.

아...      


#4

팝송 중에 He ain’t heavy, he’s my brother라는 곡이 있다. 

예전에 CF 배경음악으로 쓰여서 귀에 익었었는데, 그 가사를 알고는 감동 먹었었다..

우화집에 나온 어느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거쳐 내려오다가 가사로 만들어지고 곡이 붙여졌던 것.

그 우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어린 소녀가 어린 소년을 등에 업고 가는 걸 보고 누군가 물었다. 무겁지 않냐고. 그러자 그 어린 소녀가 웃으며 말했다. 

“아뇨, 무겁지 않아요. 얘는 내 동생인걸요.”     


#5

‘난 왜 남들처럼 부모복(福). 형제복도 없냐.. 에구. 다들 웬수다 웬수.’

가족 때문에 속썩다보면 저런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은 가족이다. 가족이 힘겹게만 느껴질 때 그들로 인해 내가 존재할 수 있고, 그들이 믿는 것은 나라는 것을 떠올려야 하리.     


* 가사 번역된 영상이 있어서 그걸 올려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jc9W970fDg     


<가사>

The road is long with many a winding turn

그 길은 꾸불꾸불한 굴곡이 많은 먼 길이에요     

That leads us to... Who knows where? Who knows where?

그 길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누가 알까요?     

But I'm strong strong enough to carry him

하지만  난 그를 안고 갈 만큼 충분히 강해요     

He ain't heavy, he's my brother

그는 무겁지 않아요. 그는 나의 형제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코멘터리 : 아이디어 공장 CEO 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