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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l 06. 2022

난 왜 호구같을까?

#1

얌체같은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 자기 필요할 때만 아는 체 하고 정작 나를 도와주지는 않고. 딱 봐도 이기적인 사람들...     


#2

사람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요즘 유행인 MBTI가 대표적. 난 10년전에 MBTI를 접하고는 한때 푹 빠졌었다.     

또 아담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에 나오는 3가지 유형, 

기버(잘 퍼주는 사람), 테이커(받는 것만 챙기는 사람), 매처(matcher; 준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사람).     

이렇게 사람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사람은 유형별로 나눠질 수 있다는 점, 둘째, 그 유형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점. 

나는 이러한 유형별 분류에는 일말의 진실이 있다고 본다.     


#3

사람마다 같은 상황을 두고 다르게 느끼고 반응한다. 누구는 마음 아파하지만 누구는 내 일이 아니라고 심드렁하다. 어떤 이는 아무 조건없이 상대를 도와준다. 도우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고 그러면 내 기분이 좋아지니까. 하지만 어떤 이는 아무 이유나 대가없이 남을 도우는 것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도움을 받으면 어떻게든 이것을 갚으려고 노력한다.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하지만 어떤 이는 ‘그렇게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 거겠지’ 또는 ‘뭐, 난 그 정도 받아도 돼’, 나아가 ‘본인 마음 편하려고 날 도운 거겠지. 내가 특별히 고마워할 필요까지는 없어’라고 생각한다.      


#4

나는 아담 그랜트의 3분류법을 즐겨 쓴다.

기버와 테이켜, 매처로.

우선 기버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 이들은 남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것을 기본으로 장착한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내 시간과 노력을 쓰면 그 이상이 돌아온다.

다음으로 매처다. 이들은 주고 받는 것에 대해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내가 호의를 베풀어도 일방적으로 호구가 될 여지는 적다.

가장 문제는 테이커다. 이들은 사람이 나빠서라기 보다는 성격상 받는 것에 익숙하고 그걸 당연히 여기는 사람이다. 자기가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잘 못한다. 이런 이들을 대할 때는 그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럴 거라는 예상을 하고 대응하면 된다.     


#5

사람을 분류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내 나름대로의 방어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대화를 하거나 작은 경험을 공유하다보면 성향이 나온다. 기버인지 테이커인지 매처인지.

기버와 매처는 별 문제 없고, 테이커만 잘 구별해서 그에 상응하는 대처를 해 보려 노력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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