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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Jul 18. 2022

리더가 디테일이 떨어지면

#1


리더나 대표(CEO)는 항상 큰 담론을 말해야 하고 사소한 것은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올시다.


리더가 디테일이 떨어지면 그 조직은 결코 단단해 질 수가 없다는 것이 내 믿음이다.



#2


리더가 모든 사소한 것들까지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일들이 돌아가고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냐. 그런 사소한 데까지 신경쓰는 건 시간낭비야. 난 리더니까 항상 큰 그림을 봐야 해!’라며 약간의 ‘큰 그림 강박’에 걸려 있는 리더들을 보게 된다.


#3


리더가 디테일에 떨어지면 조직원들도 자연스레 디테일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디테일하게 챙겼다고 리더가 평가해 줄 것도 아니니 말이다. 리더가 항상 큰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니 조직의 색깔이 그에 따라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교함이 떨어지며 서서히 펑크가 나기 시작한다.



#4


사소한 것을 지금 당장 모른다해도, ‘그 부분도 중요하니 시간을 들여 챙겨야 한다’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아니라 ‘그건 내가 챙길 일이 아니야. 알아서 하겠지.’라고 놓아버리면 안된다는 말이다.


나도 변호사 생활 8년차쯤, 대형로펌에서 파트너 변호사가 되었을 때 어깨에 뽕이 들어가고 똥폼을 잡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전부 주니어 변호사들에게 맡기고 나는 거시적인 것만 챙긴다면서 거들먹 거렸다. 그러다 보니 점점 실무에서 멀어지고, 나중에는 주니어 변호사가 없으면 혼자서는 뭘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의존적이 되어 버렸다.



#5


리더는 모든 것을 ‘꿰고’ 있어야 한다. 일의 성격에 따라 위임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꿰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들과 회의를 하다보면 리더가 디테일한 부분을 꿰고 있는지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런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역량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나는 다짐한다. 적어도 현업에서 일할 동안만큼은 최대한 디테일하게 작은 일도 챙겨 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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