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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Nov 18. 2022

대화의 블랙홀 - 버뮤다 존

[또 한번의 깨달음 : 버뮤다 삼각지대]     


# 1

어린시절, 버뮤다 삼각지대 이야기를 듣고 신기해했다. 그 지역으로만 가면 이유도 없이 비행기와 배가 사라지니. 원인은 아직도 불명이란다.     


# 2

가까운 사람끼리 대화를 하다가 항상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 가족간이든 직장동료간이든 친구간이든. 분명 누구보다 가까운데 어떤 특정 테마에 돌입하면 이상하게 이성적인 대화가 안되고 부딪힌다. 매번 이성적으로 설득하려해도 안 된다.     


# 3

나는 어느 순간 “버뮤다 존(zone)”을 설정했다.

A와 대화할 때, B와 대화할 때, C와 대화할 때. 각각의 경우에는 모두 버뮤다 존이 있다. 그 버뮤다 존에 들어가면(특정 테마에 들어가면), 모든 계기판이 고장난 듯 출렁거리고, 기어가 전혀 먹히지 않는다. 정상적인 조종방법으로는 절대 해결이 안 된다.

그때는 비상상황에 돌입했다고 선언하고(버뮤다 존 선언), 절대 정상적인 조종(대화법)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 4

무조건 그 버뮤다 존에서 안전하게 빠져 나오는 것이 목표다. 최대한 창 밖을 보면서(상대방을 잘 응시하면서) 무리하게 조종간이나 기어를 움직이려 하지 않고, 부는 바람에 기체를 맡기면서 최대한 빨리, 조용하게 버뮤다 존(그 특정 테마)을 빠져 나와야 한다.     


# 5

이렇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라.

대화를 하다가 특정 테마로 들어갔고 상대방은 역시나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숨소리가 거칠어 진다. 바로 마구 마구 흔들리고 출렁거리는 계기판을 떠올려라.

“앗! 버뮤다 존이다! 무조건 빠져 나가야 한다!”     

오늘도 나는 이 방식을 통해 

아주 위험한 순간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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