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며 사업하면 성공도 없다

by 조우성 변호사

나를 돌아보게 하는 문구(2) 의행무명 의사무공



“의심하며 움직이면 공명도 없고(疑行無名 ; 의행무명), 의심하며 사업하면 성공도 없습니다(疑事無功 ; 의사무공).”


- 사마천 사기 상앙열전 중-



#1


내가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C사의 이 대표.


참 어려운 사업모델인데,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서 의미있는 성공을 했고,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큰 풍파를 겪었고, 고전 중에 있다.


만날 때마다 업그레이드된 사업 모델을 들고 와서 진지하게 논의한다. 채권자들에게 시달리는 사정을 뻔히 알고 있기에 이 대표의 마음이 어떨지 예상이 되는데, 항상 새로운 사업을 이야기할 때면 눈이 반짝이고 신이 나 있는 그를 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2


“당장의 현실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 와중에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면서 구상을 할 때는 신이 납니다. 이 맛으로 사업하나 봅니다.”


이 대표가 힘주어 말하는 사업구상을 듣고 있노라면 중간 중간 분명 빈 구석이 발견된다. 그 부분을 조심스레 지적하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도 어떻게 돌파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며칠만에 해결책을 가지고 온다.



#3


변호사라는 직업은 본인이 플레이어라기보다는 다름 사람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그러다보니 주워듣는 이야기는 많지만 내가 직접 무언가를 결행하는 것에는 익숙치 않다. 그리고 직업병인 것 같기도 한데, 의심이 많다. 항상 예상대로 안 될 때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하기야, 계약서를 작성할 때도, 예상대로 안되었을 때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잘 적는 일이 중요하니.



#4


하지만 사업하는 분들은 다소 불확실한 일임에도 확신을 갖고 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득. 그분들이 진짜 확신을 가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나 파트너들에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사업가 본인이 약간 애매모호한, 그리고 발을 빼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직원들이나 파트너들은 이를 재빨리 눈치챌 것이다. 그럼 될 일도 안 될 터이다.



#5


“의심하며 움직이면 공명도 없고(疑行無名 ; 의행무명), 의심하며 사업하면 성공도 없습니다(疑事無功 ; 의사무공).”



사마천 사기 상앙열전에 나오는 문구로서, 상앙이 진효공에게 진언하는 대목에 나온다.


하기야 그렇다.


본인 스스로 일말의 의심을 품고 움직이거나 사업하면 그 일이 제대로 되겠는가.


물론 맹목적으로 하자는 말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일으키는 일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하고, 그 확신을 바이러스처럼 퍼뜨려야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의심 없이 확신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이 대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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