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게 하는 문구](3) 약팽소선
'치대국 약팽소선(治大國 若烹小鮮)'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고기를 삶는 것과 같다.
#1
지난 주말에 지인들과 강원도로 골프를 치고 나서 그 근처 매운탕 집에 들렀다. 운치 있는 경치를 바라보며 큼지막한 솥에서 끓고 있는 매운탕 거리를 다들 군침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한 친구가 자꾸 젓가락으로 생선을 뒤적이자 주인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친다.
“아이구, 그러면 생선 다 망가집니다. 그럼 먹을 것도 없어요. 제발 그냥 놔두세요.”
사고(?)를 친 친구는 머쓱해져서 입맛만 다셨다.
그냥 주방에서 요리를 내어 왔으면 그걸로 다 한 것일텐데, 계속 지켜보면서 허튼 짓(!)을 말리는 주인의 직업 정신이 돋보였다.
덕분에 우리는 토실 토실 살이 제대로 붙어 있는 상태로의 생선을 온전히 맛볼 수 있었다.
#2
‘팽(烹)’은 약한 불로 천천히 오래 삶는 조리법이다. 토사구팽. 토끼가 죽고 나면 그 사냥개는 솥에서 삶기는데 이것 역시 ‘팽’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치대국 약팽소선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治大國者若烹小鮮)’
작은 생선은 살이 부드러우므로 이리저리 뒤집으면 부서져 버리게 되는 것이니, 함부로 내장을 제거하거나 비늘을 제거할 수도 없이 전전긍긍하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불의 세기를 조절하면서 세심하게 살펴보며 익히라는 것이다.
#3
나는 노자의 무위(無爲) 사상이 잘 담긴 표현이 이 약팽소선에 있다고 예전부터 느꼈다.
무위는 not doing, 즉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하되 좀 다르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작은 생선을 삶듯이 하라는 말은 어떤 정치공학적인 테크닉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자세를 의미한다. 끝없이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과 같이 겸허한 마음을 말한다,
팽을 하려면 약한 불이 필요하다. 약한 불은 은유적 표현이다. 지나치게 나를 내세우지 않는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나만 옳다고 하면서 내 생각을 강요하고, 나의 이익만을 취하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 태도다.
#4
세상에는 수많은 리더십 이론이 있다.
노자의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은 무위(無爲)의 리더십’이란, 직원들의 업무를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무능을 탓하는 리더의 모습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직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을 가리킬 것이다.
작은 생선을 잘 삶는 마음으로 조직을 온화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성찰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