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변호사, 태평양 로펌에 가다
<뚜벅이변호사, 태평양 로펌에 기다>는
조우성 변호사가 1997년 법무법인 태평양에 입사하여
파트너 변호사로 성장하기까지의 경험과 느낌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작성한 에세이입니다.
2024년 초 출간 예정으로 작업 중입니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1> 태평양 로펌에 둥지를 트다
“그래, 자네들이 올 해 새롭게 우리 태평양에 입사하는 신출들이군. 환영하네. 모름지기 변호사는 말이야...”
대회의실에서 대표변호사님의 환영 말씀이 시작되었다.
비공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 변호사들이 신입들에게 당부한 말이 있다.
‘대표 변호사님이 각 잡고 말씀하시면 보통 2시간이 넘어. 특히 ’자, 이제 마지막으로...‘라고 운을 떼시면 그때부터 다시 30분인 건 각오하고 있게.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든가 그러면 시간이 배로 늘어나니 주의하고. 그리고 대표님이 질문하실 때 아무리 아는 말이라도 함부로 답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겟어. 그냥 차분하게 웃고 있는 게 좋아. 안 그러면 다시 연설 시간은 늘어나게 돼.’
하늘같은 대표변호사님 앞이라 안 그래도 긴장하고 있는데, 선배들로부터 주의를 들은 터라 부동자세로 대표변호사님의 일장 연설을 들었다.
1997년 3월 2일. 그렇게 7명의 신입 변호사들은 태평양 로펌에 첫 발을 내딛었다.
대표님은 태평양 로펌을 처음 세울 때부터 의뢰인들을 확보하고 뛰어난 인재들을 모으신 이야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말씀햐주셨다. 흥부가 완창이 바로 이런 느낌 아닐까. 발단 – 전개 – 절정 – 위기 – 결말. 소설의 5단계 중 지금은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를 생각하며 눈을 초롱초롱 뜨고 대표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역시나 대표님은 ‘마지막으로 부탁하는데...’를 시전하신 후 30분 넘게 마무리 멘트를 하셨다. 대표님의 당부 말씀이 끝난 후에는 각 방을 돌면서 선배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당시 태평양 로펌의 변호사 수는 50명 정도. 지금이야 300명이 넘는다지만.
방방이 돌면서 선배들에게 인사를 드릴 때 선배들은 하나같이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 웃음의 느낌은 뭐랄까... ‘너희들, 기다렸다. 제발 내 일 좀 가져가 주겠니?’라는 바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세상에 내 방이라니. 그리고 비서까지. 변호사 2명에게 1명의 비서가 배정되었는데, 그래도 이게 어디냐. 내가 비서의 보좌를 받다니. 꿈만 같았다.
책상 위에 곱게 놓여진 내 이름이 적힌 명패를 쓰다듬었다. 가슴이 웅장해 지는 느낌 그 자체. 그래, 꿈에도 그리던 변호사 생활의 시작이다. 나의 미래를 분명 만만치 않겠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던 일을 하게 된 것이니 그 어려움쯤은 기꺼운 마음으로 이겨내리라 마음먹었다.
그렇게 나의 태평양 로펌에서의 첫날은 활기차게 시작되었다. 첫날은 활기차도 좋았다. 바로 다음날부터 고통스런 시련이 다가왔지만.
--2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