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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Oct 19. 2015

상담은 가르침이 아닌 또 하나의 소통

“변호사님,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뢰인들은 자기 문제에 대해 변호사로부터 답을 구하고 싶다. 나도 예전에는 의뢰인의 질문에 멋진 답을 ‘제시’해 주고자 노력했다. 의뢰인의 머릿속에는 별다른 ‘답’이 없을 것이므로 전문가인 내가 ‘답’을 ‘제시’해 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뢰인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은 자기나름의 ‘답’을 갖고 있다. 나는 언제부턴가 ‘의뢰인이 생각하는 답’이 무엇인지 넌지시 물어본다. 의뢰인은 조심스럽게 스스로 생각하는 답을 말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내가 생각하는 답과 의뢰인이 생각하는 답이 일치할 때는 ‘아,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그러면 이 방법으로 한 번 일을 추진해 볼까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의뢰인이 생각하는 답이 내 것과 다를 경우도 있다. 그 때는 ‘만약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라면서 의뢰인의 답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하나씩 언급한다. 적절한 산파법(産婆法) 대화를 통해 조금씩 의뢰인을 내가 생각하는 답변 쪽으로 이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려진 답변은 내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같이 도출해 낸 ‘공동의 결과물’이다. 


상담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소통’과정이다. 의뢰인은 소통을 통해 나온 답변에는 진정으로 수긍한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 속에 스스로의 해답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고민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같이 마음을 쓰다보면 처음에는 흔들리다가 자연스레 방향을 찾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나침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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