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을 통한 암기법?]
#1
“아빠. 이걸로 이야기 만들어줘”
중학교 시절 딸내미들은 시험을 앞두고 내게 SOS를 쳤다.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는데, 이걸 쉽게 외우기 위해서 내가 쓰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단어 갖고 와봐.”
#2
1 tradition 전통, 전설
2 instinct 본능
3 individual 개인, 개인의
4 famine 기근
5 emotion 정서, 감정
6 envy 시기, 부러움
7 evolution 진화, 발전
8 impulse 충동
9 impossible 불가능한
10 conscience 양심
#3
나는 머리를 굴리며 이야기를 ‘억지로’ 만든다.
“자, 세영아. 토끼와 거북이 알지? 경주를 앞두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해 보자.”
거북이는 매번 토끼와의 경주에서 패배하는 전통을 깨고 싶었어. 전통! tradition!, 전통! tradition!
그리고 다짐하지. 나의 질주 본능을 믿어보자. 본능! instinct! 본능! instinct!
사실 거북이의 개인적인 능력은 토끼보다 뛰어나거든. 개인적인! individual! 개인적인! individual!.
그리고 이번 경주에는 상금이 걸려 있어. 그 상금을 타면 거북이 마을의 기근을 없앨 수 있거든. 기근! famine! 기근! famine!
그 생각을 하니 거북이는 갑자기 뭉클한 감정이 떠올랐어. 감정! emotion! 감정! emotion!
그리고 토끼와의 경쟁에서 이기면 친구 거북이들이 자기를 부러워할 거라 생각했지. 부러워! envy! 부러워! envy!
#4
거북이는 이걸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불가능! impossible! 불가능! impossible!
그걸 옆에서 보던 토끼가 한마디 했지. 니가 날 이긴다고? 넌 양심도 없냐? 양심! consience! 양심! consience!
그러자 거북이는 토끼를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 충동! impulse! 충동! impulse
하지만 거북이는 ‘아냐. 우리는 문명인으로 진화하고 있으니 그러면 안돼’ 진화! evolution! 진화! evolution!
#5
이런 식으로 다소 억지스럽지만 말이 좀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 이야기를 자꾸 반복해서 들려준다. 딸내미도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맥락 속에서 단어를 외운다.
그 다음에 내가 물어본다.
“넌 양심도 없냐?에서 양심이 영어로 뭐지?”
이런 식으로.
시험을 앞두고 좀 긴장된 마음도 풀어주고, 효율적으로 공부도 하고.
스토리텔링의 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