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다. 책상 위엔 연초에 빼곡히 적어놓은 목표 리스트가 놓여있네. 다이어트, 영어 공부, 독서 50권, 저축 목표액, 인맥 넓히기... 눈을 감으면 그 목표들이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진 듯 답답하다. 서른,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감. 숨이 막힌다. 화살을 너무 많이 쏘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꽂히질 않는다.
# 흩어진 화살들의 무게
궁수를 상상해 보자. 열 개의 화살을 한꺼번에 쏘는 궁수와 하나의 화살에 온 정신을 집중하는 궁수. 누가 과녁을 맞힐까? 너무 뻔한가.
분산된 힘은 분산된 결과만 낳는다. 뭐든지 다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그게 서른의 우리를 짓누르는 짐이었다.
나는 그때 몰랐다. 아니, 인정하기 싫었다. 뭐든 다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오히려 나를 어디에도 닿지 못하게 한다는 걸. 토인비가 그랬지. "문명은 도전과 응전의 과정에서 발전한다"고. 근데 말이야, 도전이 너무 많으면? 응전의 힘은 흩어진다. 삶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흩어지면 에너지도 흩어진다.
아침 출근길. 신호등 앞에 멈춰 서니 또 그 목표 리스트가 머릿속을 채운다. 오늘은 뭐부터 해야 하지? 다 하고 싶은 마음에 결국 제대로 하는 건 없고. 그러다 또 자책하고, 더 많은 목표를 세우고. 이런 악순환.
# 중심으로 수렴되는 삶의 원리
핵심 목표의 힘은 태양 같다. 태양이 행성들을 자기 궤도로 끌어당기듯, 강력한 하나의 목표는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저절로 달성하게 하는 힘이 있어.
'좋은 이야기꾼이 되겠다.' 이런 단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어떨까? 이게 진짜 내 것이 되면, 건강관리, 독서, 글쓰기 연습, 다양한 경험 쌓기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런 것들 없이 어떻게 좋은 이야기꾼이 되겠어?
작은 책상에 앉아 책 한 권을 펼친다. 핵심 목표가 분명하면, 이 독서는 그냥 '50권 채우기'가 아니라 '이야기꾼'이 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된다. 마치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처럼, 모든 작은 행동들이 중심을 향해 저절로 정렬되는 거지.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로 모든 걸 꿰뚫는 원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일상을 잠식하는 지금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야. 기술 홍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만의 중심이 필요한 거지.
# 삶의 중심 찾기
그럼 어떻게 내 핵심 목표를 찾을 수 있을까? 복잡한 분석이나 남의 인정에서 오지 않아. 의외로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곳에 있지.
시간이 멈추는 순간을 봐. 몰입할 땐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고. 어떤 활동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를 때, 그곳에 너의 핵심이 있는 거야. 책 읽다가, 글 쓰다가, 누군가 이야기 들려주다가 시간이 멈춘다면? 그 실마리를 놓치지 마.
또 이것도 자문해 봐. "이거 하나만 잘해도 다른 것들도 얻을 수 있을까?" 그 목표 하나로 다른 것들도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네 핵심 목표인 거지.
단순함을 추구해. 진짜 핵심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해. "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이런 단순한 문장이면 충분해. 복잡할수록 흩어질 뿐이야.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세계를 떠돌든,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든, 네 길은 있어. 그 길을 찾는 열쇠는 여러 갈래 길을 동시에 걷는 게 아니라, 하나의 길에 온전히 발을 디디는 거야.
지금 이 글을 읽는 너의 눈앞에 수많은 길이 펼쳐져 있겠지. 다 가보고 싶겠지. 근데 진짜 여행자는 알아. 모든 길을 한꺼번에 갈 순 없다는 걸. 한 길을 제대로 걸을 때 비로소 모든 풍경이 보인다는 걸.
한 가지만 바라볼 때, 오히려 모든 것이 보인다 / 흩어진 화살은 과녁을 맞히지 못해 / 오늘, 너의 화살은 어디를 향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