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주어지고, 선택은 남는다

by 조우성 변호사

상황은 주어지고, 선택은 남는다



아침 출근길, 도로가 막힌다. 차는 꼼짝도 안 한다. 옆 차선 운전자는 핸들을 두드리고, 앞 차는 경적을 울린다. 우리는 갇혀 있다.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라디오를 틀어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오디오북을 재생한다. 같은 정체, 다른 시간. 상황은 동일하되 태도는 각자의 것이다.


# 모든 것이 넘쳐나는 시대의 빈곤


정보는 홍수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원할 것을 예측하고, 피드는 끝없이 흐른다. 연결은 많아졌으나 대화는 얕다. 우리는 선택의 자유를 얻었다고 믿지만, 실상은 보이지 않는 흐름에 떠밀려간다. 소셜 미디어는 행복의 기준을 만들고, 우리는 그 기준에 스스로를 맞춘다. 풍요 속 공허. 넘치는 것들 사이에서 나는 가벼워진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에서 말했다.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지만, 단 하나는 빼앗을 수 없다고.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자유다. 재산은 몰수당하고, 건강은 빼앗기고, 생명마저 위협받는 그곳에서도 남는 것이 있었다. 주어진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 결정만큼은 누구도 침범하지 못했다.


# 의미를 향한 의지


프랭클은 이를 로고테라피로 체계화했다.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깊은 힘은 쾌락도 권력도 아닌, 의미를 향한 의지라고. 의미는 위대한 성취에만 있지 않다. 창조적 활동에서, 사랑과 체험에서,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시련을 대하는 태도에서 발견된다. 갑작스런 실직 앞에서 무너지는 자가 있고, 그 고통을 디딤돌 삼아 새 길을 여는 자가 있다. 상황은 같되 반응은 다르다.

AI가 글을 쓰고 알고리즘이 선택을 제안하는 시대다. 기계는 효율을 계산하지만, 의미는 계산되지 않는다. 의미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우리가 어떤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는가, 그 선택들이 모여 삶이라는 이야기를 만든다. 기계는 최적의 답을 주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답을 짓는다.


# 작은 선택들이 만드는 삶


오늘 당신을 짓누른 것을 떠올려보라. 부당한 질책, 예상치 못한 실패, 반복되는 좌절. 그것들은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는 선택이다. 스스로를 피해자로 규정할 수도,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첫째, 상황과 반응을 분리하라. 일어난 일과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둘째,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라. 무의미한 고통은 견디기 어렵지만, 의미 있는 시련은 견딜 만하다. 셋째, 작은 선택부터 시작하라. 아침에 어떤 마음으로 일어날 것인가. 화난 상대에게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 그 작은 태도들이 모여 삶의 결을 만든다.

상황은 주어진다. 그러나 태도는 우리가 선택한다. 육체는 갇힐 수 있어도 정신은 자유롭다. / 고통 자체는 의미 없지만, 고통을 대하는 태도는 삶의 의미를 조각한다. / 우리는 삶이라는 이야기의 독자가 아닌, 저자다. 그 펜을 쥔 것은, 언제나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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