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속에서도 연꽃잎은 깨끗합니다. 매끈한 듯 보이는 연꽃잎 표면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돌기가 무수히 돋아 있습니다.
돌기 끝부분에는 나노미터 크기의 더 작은 돌기가 오톨도톨하게 나 있습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연꽃잎은 물을 흡수하지 않게 됩니다. 연꽃잎에 물이 닿으면 퍼지지 않고 방울 형태로 뭉쳐집니다. 연꽃잎 위에서 뭉친 물방울은 그대로 흘러내리며 먼지를 쓸어 내립니다. 자기세정 효과이지요.
-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다면 / 김윤환 지음 -
온갖 번뇌와 욕망을 떨쳐내고 허허롭게 보이는 듯한 연꽃잎 위에는 무수한 번민과 고뇌의 돌기가 펼쳐져 있다니 이 얼마나 역설적인가.
결국 충분한 번민과 고뇌를 거쳐야 만이(그 과정에서 돌기를 만들어내야 만이) 새로운 번뇌와 욕망을 떨쳐낼 수 있다는, 그리고 맑고 티없이 보이는 사람이라도 그 마음 속에는 더 큰 아픔이 있을 수 있다는 진리.
연꽃잎에서 배우는 인생살이의 지혜 한자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