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우성 변호사 Oct 02. 2015

나는 알바트로스, 언젠가 날아오르리...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


자주 뱃사람들은 장난삼아
거대한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

바다 위를 지치는 배를 

시름없는 항해의 동행자인 양 뒤쫓는 해조를  

바닥 위에 내려놓자, 


이 창공의 왕자들 
어색하고 창피스러운 몸짓으로
커다란 흰 날개를 노처럼
다소 가련하게도 질질 끄는구나.


이 날개 달린 항해자의 그 어색하고 나약함이여!

한 때 그토록 멋지던 그가 얼마나 가소롭고 추악한가!

어떤 이는 담뱃대로 부리를 들볶고,
어떤 이는 절뚝절뚝, 날던 불구자 흉내낸다!


시인도 폭풍 속을 드나들고 사수를 비웃는
이 구름 위의 왕자 같아라.

야유의 소용돌이 속에 지상에 유배되니
그 거인의 날개가 걷기조차 방해하네
.




엄청나게 큰 날개가 오히려 좁은 배의 바닥 위에서는 걸리적 거릴 뿐. 

그래서 뱃사람들은 알바트로스를 찌르고 담뱃불로 지지며 놀립니다.

'바보같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구 말야.'


하지만 알바트로스는 압니다.
최소한 300미터의 활강거리가 확보되어야 하늘로 날아 오를 수 있다는 것을.
1,000미터 상공까지 거침없이 날아오를 수 있는 커다란 날개가 
좁은 배 위에선 오로지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인 것을.


알바트로스는 자신의 거추장스런 날개를 버리지 않습니다.

태풍이 몰아쳐 이 자그마한 배가 풍비박산나서
드디어 충분한 활강거리가 확보될 때
저 창공으로 솟구쳐 오를 
그 위대한 꿈을 버리지 않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위기가 기회, 아니 위기만이 기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