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는 그의 저서 '한비자' 중 해로(解老)편에서 노자의 도덕경을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 복과 화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내용을 절묘하게 설명해 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은 재앙을 당하면 마음이 두렵고, 마음이 두려우면 행동을 바로하게 된다.
행동을 바로하게 되면 재해를 입지 않게 되며, 재해를 입지 않게 되면 천수(天壽)를 다하게 된다.
또 행동을 바로하게 되면 생각을 깊이 하게 되고, 생각을 깊이 하게 되면 사물의 이치를 알게 되며, 사물의 이치를 알게 되면 반드시 일에 성공하게 된다.
그렇다면 福의 근본은 재앙을 당하는 데서 나온다.
그러므로 노자에 이르기를 '禍란 福이 의존하는 곳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복이 있으면 부귀에 이르고, 부귀에 이르면 먹고 입는 것이 호화로우며, 먹고 입는 것이 호화로우면 교만한 마음이 생긴다.
교만한 마음이 생기면 행동이 옳지 않게 되며, 동작이 도리에 어긋난다.
행동이 옳지 않으면 그 몸은 일찍 죽게 되고 동작이 도리에 어긋나면 일을 성공시킬 수 없다.
그렇다면 재앙의 근본은 복이 있는 데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노자에 말하기를 '복이란 화가 잠겨 있는 곳이다'라고 한다.
어려운 일을 당해도 의지가 굳은 사람은 좌절하고 있지만 않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합니다. 대부분의 성취는 그런 노력에서 비롯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화' 속에는 또 다른 '복'이 숨어 있다는 말이 이해됩니다.
또한 좋은 일, 복된 일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없겠지만, 그런 것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중심을 잃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의하기보다, 요행으로 얻은 행운에 우쭐하는 것은 더욱 경계해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복’이란 ‘화’가 잠겨있는 곳이라는 설명도 이해됩니다.
예전에 어느 회장님이 사석에서 하시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겸손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