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랭귀지 전문가들은, 다양한 감정 중에서 가장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감정이 바로 '경멸'이라고 합니다.
이런 징표가 얼굴에 드러나면 최악이라는 겁니다. 의외로 경멸의 징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바디랭귀지 연구가 ‘폴 에크먼’ 교수는 모든 인간은 그 시대와 공간을 불문하고 다음 6가지 감정을 공유한다고 밝혔는데, 그것이 바로 ‘분노/혐오/공포/행복/슬픔/놀라움’입니다.
그는 후에 일곱 번째 공유 감정으로 ‘경멸’을 덧붙였습니다.
경멸은 도덕적 우월감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 혹은 사물에 대해 열등하거나 가치 없다는 느낌을 가질 때 드러난다고 합니다.
특히 한쪽 입꼬리만 슬쩍 올리며 반쯤 웃는 듯한 ‘썩소’가 가장 정확하게 경멸을 전달합니다.
유의사항 : 경멸은 유일하게 감정이 얼굴 한쪽에만 나타난다는 점
결혼생활 지속 기간을 결정짓는 특징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워싱턴 대학교 심리학과 존 고트만(John Gottman) 박사에 따르면, 경멸은 상대에 대한 도덕적 우월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신혼부부에게는 ‘죽음의 신’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블링크’에서 소개했듯이 고트만 박사는 어떤 신혼부부가 결혼생활을 지속할지, 혹은 4~6년 후에 이혼할 지를 90퍼센트 정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주요 판단 기준은? 배우자 중 한 쪽이 무의식적으로 경멸감을 드러내는가 여부입니다.
즉 고트먼 박사는 부부를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도중에 발생하는 한쪽이나 양쪽 파트너의 비웃음은 결별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비웃음으로 무시나 멸시를 느끼는 관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가망이 없는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경멸은 죄가 있으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경찰에게 신문을 당할 때 자신이 권위 있는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경멸의 표정을 흘리게 됩니다.
자녀든 직원이든 당신보다 우월하다고, 혹은 당신을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반면 결백한 사람들은 보통 염려나 충격, 놀라움 등의 감정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관들의 전언에 따르면, 가장 결백한 사람이 제일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눈썹은 호를 그리며 위로 올라가고 입은 긴장이 풀린 채 벌어진다).
물론 죄가 있는 사람도 비슷한 공포의 표정을 보여주지만(눈썹은 직선으로 올라가고 입이 벌어진다), 지속시간이 더 길다고 합니다.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 경멸과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신호를 발견한다는 것은 협상진행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입니다.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 우리 제안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협상 주체인 나에게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