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관계 매니지먼트
스타트업 L사 이 대표는 명함정리를 하면서 ‘정말 1주일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과 계속 관계를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다른 자산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들었다.
하지만 명함만 주고 받은 이들은 정작 이 대표를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한편으로 좀 허망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행복은 전염된다(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 제임스 파울러 저)’라는 책에서 인용해 봅니다.
니컬러스와 제임스가 친구라고 가정하자.
제임스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는 ‘니컬러스’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니컬러스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댔다면,이것은 니컬러스와 제임스는 친구이긴 하지만, 니컬러스가 제임스에게 받는 영향보다는 제임스가 니컬러스에게 받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니컬러스와 제임스가 서로 상대방의 이름을 댄다면, 한 사람만 상대방의 이름을 대는 경우보다 두 사람은 더 가까운 사이일 것이다.
서로 영향을 가장 많이 주고 받는 사이는 상호 절친 사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예전에 어느 분의 강의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Link’와 ‘hang’으로 구분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서로 대등하게 영향을 주는 관계(link)이냐, 아니면 내가 그 사람에게 영향을 받고 종속이 되는 관계(hang)냐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업무차 미팅을 진행할 경우 '제가 A랑 친한데요...'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뒤에 우연히 A를 만나 정말 그 사람과 친한지 물어 볼 경우 '허허. 참.그냥 두어 번 만났던 것이 전부인데...'라면서 헛웃음을 웃더군요.
정말 본인이 A와 친하다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단순한 허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정말 본인이 A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A의 반응이 이렇다면 이는 '상호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지인,친구, 파트너, 협업관계'라고 뭉뚱그려서 규정짓는 경우, 그 상대방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번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링크'의 관계인지 아니면 단지 '걸려있는' 관계에 불과한지.
내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그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진정한 ‘Link’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훌륭한 컨텐츠와 폭넓은 인사이트를 갖고 있어야겠지요.
과연 내 주위 많은 이들과의 관계 중 Link와 Hang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일입니다. 수(number)만 늘일 것이 아니라 관계의 질(Quality)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