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 변호사의 협상력 증강공식
상대의 욕구(interest)를 파악하여 그에 맞추면 멋진 결과가 나옵니다. 이솝우화 여우와 포도를 조금 비틀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협상론적 관점에서 봐주시길.
여우는 예전에 할아버지가 포도를 먹고 싶어도 점프를 제대로 못해 포도를 따지 못하자 ‘저 포도는 신포도야’라고 하면서 스스로 위로했고, 그로 인해 놀림감이 됐다는 이야기를 생각하고 쓴 웃음을 지었다.
‘나는 할아버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거야!"
여우는 숲 속에 가서 공고문을 붙였다. 그 공고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여우는 알고 있었다. 다람쥐나 뱀들이 수시로 나무 위에 있는 까치, 까마귀 둥지에서 새끼나 알을 훔치는 일이 다는 것을. 협상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여우는 까치와 까마귀의 욕구(interest)를 알 것 같아서 이를 자극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시간이 지나자 까치와 까마귀들이 조심스레 여우를 찾아와 고민을 얘기했다. 여우는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걱정마시죠.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여우는 자기에게 보호를 맡긴 까치와 까마귀의 둥지가 있는 나무에는 다음과 같은 팻말을 붙였다.
이 나무는 000 여우가 지켜주고 있다.
만약 이 나무에 함부로 올라가서 알을 훔치거나
새끼를 잡아먹는 친구들은
이 000 여우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람쥐나 뱀 친구들.
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지?
마음을 놓게 된 까치와 까마귀들은 “그럼 저희들은 뭘 해드리면 되죠?”라고 여우에게 물었다.
여우는 웃으며 “뭐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아요. 난 포도를 좋아하는데, 내가 직접 따기가 어려우니, 여러분들이 수시로 포도를 따서 내 집으로 갖고 와줄 수 있겠나요?”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까치와 까마귀들은 환한 얼굴로 “그건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저희들은 제일 맛좋은 포도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수시로 따서 여우님 대문앞에 차곡 차곡 쌓아 놓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결국 여우는 까치와 까마귀들의 needs(자신의 알과 새끼를 뱀과 다람쥐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것)를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아주 조그만 노력(다람쥐와 뱀들을 겁주는 것)을 적절히 활용하는 대신, 가만히 앉아서 맛좋은 포도를 수시로 배달받게 되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Subscription 서비스를 제공받는다고나 할까?
여우가 다람쥐나 뱀들로부터 까마귀, 까치를 지켜주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반대로 까치와 까마귀들이 포도를 따서 여우에게 갖다주는 것 역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이를 적절히 교환해서 서로 만족을 얻는 것. 바로 윈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