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는 A사로부터 00시스템 개발을 해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받고는 여러차례 회의를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앞으로 계약 이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도 사전 구매를 했습니다. A사는 당사와 계약을 체결할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러던 A사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회사 방침이 바뀌었다면서 당사와 계약을 못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 경우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요?
▹ 계약 협상이라는 것은 진행되다가 깨질 수도 있는 것이므로 무조건 계약 협상이 중간에 깨졌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 다만, 상대방(A사)가 협상 단계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이다’라는 신뢰를 줬고, 귀사가 열심히 그에 따랐는데 A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면 이는 ‘불법행위’가 되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 입장입니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53059판결).
▹ 여기서 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가 언제 계약이 확실히 체결될 거라고 했소? 그냥 조건이 맞으면 계약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말한 거지’라면서 A사가 발뺌을 할 경우입니다. A사가 귀사에게 ‘거의 계약이 체결될 것이다’라는 신뢰를 줬다는 점은 귀사가 입증해야 할 부분입니다.
▹ 만약 A사의 불법행위가 인정이 된다면 과연 A사는 어느 정도의 손해배상책임을 질 것인가.이에 대해 우리 대법원은 ‘그 계약의 성립을 기대하고 지출한 계약준비비용과 같이 그러한 신뢰가 없었더라면 통상 지출하지 아니하였을 비용 상당의 손해’로 제한합니다.
따라서 아직 계약체결에 관한 확고한 신뢰가 부여되기 이전 상태에서 계약교섭의 당사자가 계약체결이 좌절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지출한 비용, 예컨대 경쟁입찰에 참가하기 위하여 지출한 제안서, 견적서 작성비용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 계약 협상이 중간에 결렬될 수도 있으므로, 상대방이 우리에게 ‘계약이 거의 체결될 수도 있다’는 신뢰를 주었다는 것을 메일이나 문서, 녹취 등으로 증거를 남겨둔다면 나중에 상대방이 갑자기 말을 바꾸었을 때 역공을 취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A사 입장에서 본다면, 계약서 도장도 찍기 전에 계약이 체결될 것처럼 장담을 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지출을 하게 한다면, 나중에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