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엔데의 동화 "모모"에서 모모는 고민을 털어 놓는 상대방에게 아무런 조언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경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끔 귀 기울여 들어줄 뿐이다.
사람들은 모모에게 말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깨달은 뒤 해결책을 찾고는 모모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들어주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더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우리는 모모를 통해 배운다.
치열한 논쟁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킨다면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논쟁을 통해 순간적으로 그 사람에게 승리할 수는 있으나 결코 그 사람의 마음을 본질적으로 돌릴 수는 없다.
인간관계 전문가인 데일 카네기가 자신의 저서에서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내용이 바로 "절대 논쟁하지 말라"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미 자신만의 답을 갖고 있으며, 자신에 의해 도출된 답이라야 자신이 이를 따르고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그 누구보다 논리적이며, 이를 상대방에게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방적인 가르침과 논쟁만으로는 사람이 바뀌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설득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이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했고(산파법), 그 결과 자연스레 소크라테스가 원하는 답을 이끌어 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대화했던 사람들은, 사실은 소크라테스의 이끌림에 의해 결론을 내렸지만, 자신의 입으로 그 결론을 말했으므로 자신의 힘으로 그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착각하고 만족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결단에 의해 내려진 결정.
그건 그 사람이 따를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변화시키려고 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할 때, 힘이 들더라도 상대방을 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장 직위나 강압으로 상대방을 끌고 갈 수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현명한 리더십이다.
처칠이 남긴 유명한 명언이 있다.
새겨 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