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 중’ -
와튼스쿨 조직심리학교수인 애덤 그래트의 ‘기브 앤 테이크’는 남들에게 잘 베푸는 기버(Giver)가 오히려 성공 피라미드의 최상층부에 있음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논증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애덤 그랜트와의 가상 대담을 통해 확인해 봅니다. 시리즈로 연재할 계획입니다.
조우성(이하 ‘조’) : 교수님의 책에는 기버(Giver ; 남들에게 베푸는 데 더 열정적인 사람)가 성공 피라미드의 최상층부와 최하층부에 모두 존재한다고 설명되어 있더군요. 즉 남들에게 잘 베푸는 사람은 사회생활에서 성공하는 케이스와 실패하는 케이스 모두 존재한다는 거죠?
애덤 그랜트(이하 ‘그랜트’) : 네, 다양한 실험과 관찰에 따르면 그렇게 나옵니다.
조 : 그럼 어떤 기버는 성공하고 어떤 기버는 실패하고 마는 걸까요? 오늘은 그와 관련해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솔직히 기버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지치는 때가 오는 것 같습니다. 세상모든 자원이 그러하듯 마음속의 고귀한 열정도 무한정 샘솟는 건 아닐 테니까 말이죠.
그랜트 : 맞습니다. 극단적으로 동료와 주위사람들에게 베풀기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소진하게 됩
니다. 생산성도 떨어지게 되구요. 결국은 지쳐서 ‘내가 왜 이러고 살았나’는 자책을 하는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조 : 성공하는 기버들은 남들에게 베푸는 일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요?
그랜트 : 이와 관련하여 관심을 가질 만한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제레미 프라이머(Jeremy Frimer)와 래리 워커(Larry Walker)는 캐나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봉사상인 ‘캐나다 봉사상(Caring Canadian Award)’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습니다.
1) 우선 수상자들과 비교되는 비교집단(수상자들과 비슷한 연령과 환경이었지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조성했습니다.
2) 그리고 수상자들과 비교집단을 대상으로 ‘나는 ~을 하고자 노력했다’라는 문장을 내주고 인생 목표 10개를 작성하게 했고, 다양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조 : 흠... 수상자들과 비교 집단 간에 의미있는 차이가 발견됐겠군요.
그랜트 : 우선 수상자들은 자기의 목표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봉사와 기부에 대한 목표나 말들을 비교집단보다 훨씬 많이 언급했습니다.
조 : 그건 뭐 당연히 그럴 것 같군요. 그 부분은 그리 놀랍지 않은데요.
그랜트 : 놀라운 대목은 여기부터입니다.
수상자들은 타인의 이익을 위한 언급 못지 않게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한 목표’에서도 훨씬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즉, 수상자들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권력이나 성취와 관련된 목표를 비교 집단보다 두 배 가까이 자주 언급했습니다. 인생의 목표 목록을 작성할 때도 그들은 영향력과 명성을 얻고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20퍼센트 더 많이 기록했습니다.
조 : 오, 재미있군요. 얼핏 생각하기에 기버같은 이타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가벼이 생각하거나 크게 고려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그랜트 : 네, 그래서 이 실험이 의미가 있었지요.
성공을 거둔 기버는 단순히 동료보다 더 이타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도 훨씬 적극적이었다는 겁니다.
성공한 기버는 테이커(taker ; 자신의 것을 챙기는 것에 밝은 사람)나
매처(matcher ; 주는 것과 받는 것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사람) 못지않게
야심이 컸던 겁니다.
조 : 오호~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을 대립되고 양립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거 참 재미있군요. 그럼 다음 회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성공하는 기버들의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편 보기 : https://brunch.co.kr/@brunchflgu/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