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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Dec 25. 2015

뱀에게 다리를 붙여보자 - 사족(蛇足)

조우성 변호사의 생활인문학

뱀의 다리를 의미하는 사족(蛇足)에 관한 이야기는 초(楚)나라의 장군 소양(昭陽)이 위(衛)나라를 치고 다시 제(齊)나라를 치려 할 때, 제나라의 세객(說客) 진진(陳軫)이 소양을 찾아와 설득할 때 인용한 것이다. 


초나라에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제사가 끝나고 남은 술을 하인들에게 주었다. 

하인들이 그 술을 마시려고 모였는데 술의 양이 썩 많지 않았다. 그러자 한 사람이 나서서 말했다.


“어차피 부족한 술이니 나눠 마시지 말고 한 사람에게 다 줍시다. 자, 지금부터 뱀을 그리기 시작하여 가장 먼저 그린 사람에게 술을 주는 게 어떻겠소?”


그러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열심히 뱀을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 후 한 사람이 그림을 완성하고는 술병을 집어들었다. 

‘나는 발까지도 그릴 수 있었다오! 하하하"


말을 마친 그가 술을 마시려는 순간 

옆에 있던 사람이 술병을 가로채며 말했다. 


“술은 내 것이오. 당신이 그린 뱀에는 다리가 있으니 어찌 뱀이라 할 수 있겠소? 

그러니 내가 가장 먼저 그린 것이오.”


진진은 이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소양에게 

"장군은 지금 위나라를 치고 다시 제나라를 치려고 하시는데 나라의 최고 벼슬에 계시는 장군이 거기서 더 얻을 것이 무엇이며, 만에 하나라도 제나라와의 싸움에서 실수를 하게 된다면 뱀의 발을 그리려다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과 똑같은 결과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고, 소양은 과연 옳은 말이라 여겨 군대를 철수시켰다. 


- 전국책- 





이처럼 원래 사족(화사첨족 ; 畵蛇添足)의 의미는 쓸 데없이 덧붙인 일 또는 군더더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뱀에겐 당연히 다리가 없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뱀에게 팔도 그려보고(蛇腕)

뱀에게 다리고 붙여보고(蛇足)

뱀에게 뿔도 달아보고(蛇角)

뱀에게 날개도 달아보고(蛇翼)

아니면 뱀끼리 붙여 보는 겁니다(蛇蛇),


이런 다양한 사완, 사족, 사각. 사익, 사사를 통해

보다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지요.

  

술은 비록 '뱀만 그린 사람'이 먹었겠지만

뱀에게 팔, 다리, 뿔, 날개 등을 붙여 보다보면 

새로운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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