盛春一懷
誰解無邊春*(수해무변춘) 누가 끝없는 봄을 풀었는가?
來者吾不覺*(래자오불각) 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네.
麥穗己實長 (맥수기실장) 보리 이삭은 이미 커졌고,
將眷春寂寞 (장권춘적막) 문득 돌아보니 적막한 봄.
2021년 4월 12일 아침. 출근을 해 보니 지난 토요일 주문했던 세월호 현수막이 학교 진입로에 잘 걸려 있다. 현수막 하나 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만 7년 전 바닷속으로 사라진 아이들과 아직도 불투명한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는 명백한 다짐 같은 것이다.
올봄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이른 봄 꽃들은 피고 또 졌다. 또 그다음 꽃들이 피고 질 것이다. 오늘은 비가 온다 하니 비 오는 것을 우두커니 보리라.
* 蘇軾(소식)은 송나라 시대의 문인으로 자는 子膽(자담). 호는 東坡(동파)이다. 요즘 말로 하면 종합예술인이다. 그의 시 書鄢陵王主簿所畵折枝 (서언릉왕주부소화절지) 중 한 구절을 차운함.
* 屈原(굴원)의 楚辭 중 한 구절을 차운함. 굴원은 중국의 전국 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