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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13. 2021

一氣運化

一氣運化


綠樹通氣淸湖色 (녹수통기청호색) 푸른 나무, 맑은 호수와 기로 통하니,

低雲相和靑山影 (저운상화청산영) 낮은 구름, 푸른 산 그림자 조화롭다.

疎疎不榮新綠間 (소소불영신록간) 드문 드문 무성하지 못한 푸른 나무 사이, 

一脈往來無聲演 (일맥왕래무성연) 시간 한 줄기 소리 없이 오래 흐르는데.


2021년 4월 13일 아침 출근길. 진주시 금산면에서 진성면으로 넘어오는 질매재 밑에는 월정호(본래 이름은 월정 소류지)가 있다. 바닥이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런 지는 몰라도 물 빛이 흔히 보는 물 빛이 아니다. 훨씬 맑은 녹색에 가까워 이국적인 느낌도 있다. 


어제 비가 내려, 아침 출근길은 빗물에 씻긴 산 빛이 그대로 호수에 비친다. 바쁜 출근길이지만 차를 한편에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지금 이 순간은 우주의 단 한순간이며 다시는 오지 않는 절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시간이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 것이다. 


일기 운화는 동양화의 표현에서 비롯된 말로서 하나의 기운이 모든 것을 움직이고 각자의 모습이 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아침 산 빛과 물 빛이 하나가 되고 더불어 각각의 모습으로 조화로움을 보여주니 늘 배우고 또 감동한다. 


어떤 용사도 없이 어떤 차운도 없이 凡夫의 능력으로 마음을 옮긴다. 그러나 참 曖昧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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