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by 김준식

1. 進賀使(조선 시대 중국 황제 즉위를 축하하는 사신)


깡패 나라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부른다.(말로는 초청이라 하지만) 일본 수상은 먼저 불렀다. 깡패 세계에서 서열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그들 기준대로라면 서열이 한 참 아래다.


어제 그 나라에서 우리나라 대북전단 문제로 청문회를 했다 한다. 분명하고 확실한 내정 간섭이다. 조선시대 명나라도 청나라도 조선 내정을 이 정도로 간섭하지는 않았다. 물론 의회의 청문회 방식이지만 내용은 내정 간섭이요, 심하게 말하면 식민지를 대한 본국의 태도가 보이는 오만 방자한 방식이다. 불쾌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하기야 이 땅에는 그들 나라 군인이 2만 명이나 주둔하고 있고, 그 비용으로 우리는 우리의 혈세 1조 2천억 원을 해마다 상납한다. 뿐만 아니라 주둔 기지 내에서 이루어지는 생화학 무기 실험과 온갖 환경오염을 우리는 모른 체해야 한다. 식민지라고 부르지 않을 뿐, 모든 것은 식민지와 비슷하다.


2. 세월 호 7주기


며칠 전, 양복 옷 깃에 세월 호 추모 배지를 달았더니 지인 중 한 명이 그것 좀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이야기한다. 내가 화를 내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더니 그게 뭐 화낼 일이냐고 이상해 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정치 이념은 다르다지만 이것은 인간 본질에 대한 문제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황망하고 어이없게 먼저 떠나보낸 부모 심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개인 간에 교통사고가 나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어서 서로 합의하고 조정하는데 이것은 304명이 그 어떤 이유도 모른 체 속절없이 수장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대형 사고인데 아직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거의 없다. 이렇게 기억에서 사라지게 해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되기 때문에 배지를 달고 현수막을 걸고 모임을 하고 영화를 만들며 오래 기억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배지를 빼라니! 잊어버리라니! 에이 몹쓸 사람들! 제 자식 아니니 쉽게 잊겠다는 것인가? 간혹 정치적 틀로 이 사태를 바라보게 만든 요망한 언론의 꾐에 속아 이 비극을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어찌해 줄 수 없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지만 생각할수록 그런 수작을 부리는 그 언론들, 사람들에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