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2021. 5. 17.

by 김준식

5. 18 광주, 미얀마, 팔레스타인


1.

천인공노할 사건의 책임자는 여전히 뻔뻔하게 살아 있는데, 시간은 벌써 2021년이 되었다. 광주 민주화 혁명 40년이 넘어가고 있다. 아직도 발포 책임을 지는 놈은 나타나지 않고 아직도 곳곳에서 그날의 시신들이 유골로 발견되는 것을 보면 이 미증유의 사건은 우리 세대 안에 해결될 가망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적 생각도 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상 규명은 더 어려워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아픔은 둔화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2.

한반도보다 약 3배 큰 나라이며 68%를 차지하는 버마족 외에 140개 부족이 사는 미얀마 연방 공화국에서 군사 쿠데타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빈번하게 있어왔다. 2021년 2월 1일 민 아웅 흘라잉에 의해 주도된 쿠데타가 발발하자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 동시에 일어났고 5월이 끝나지도 않은 현재 약 700여 명이 우리나라 5. 18처럼 자국의 군인들의 총격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반 민주, 반 인권의 역사는 왜 이렇게 지긋지긋하게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정말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향유할 수 없는 정치체제인가? 하기야 권력을 쥔 존재들은 그 권력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3.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탄생으로 빚어진 현재의 팔레스타인 문제는 항상 분란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건국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서방 열강들은 이스라엘이 무슨 짓을 해도 그들 편이다. 2000년 동안 평화롭게 살아왔던 땅의 주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뺏긴 땅을 되찾기 위해 당연히 총을 들고 칼을 들고 폭탄을 몸에 감고 스스로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마스(“하라캇 알 무카와 마 알 이슬라미야” – 이슬람 저항 운동)는 그런 조직이다. 현재는 정당 이름이지만 여전히 준 군사단체이기도 하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로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 백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물론 그 수는 적지만 이스라엘 사람들도 있다.


4.

그 어떤 위대한 철학도, 그 어떤 위대한 과학적 성과도, 그 어떤 위대한 이념이나 국가도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침해하는 순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아침 흐린 날씨만큼 무거운 마음이다. 5.18 광주 혁명에 희생된 민주 영령들과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은 희생자들의 영혼과 팔레스타인에서 아무것도 모른 체 희생된 어린 영혼들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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