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내내 책을 읽고 쉬다 다시 책을 읽고 생각하기를 반복한다. 무위도식이다. 노동을 했으니 쉬는 것이라고 정당화해보려 노력한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은 지식과 생각이 대부분이니 무위도식이 맞다.
부처께서 이룬 경지 중에... 인연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인연이란 모든 현상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법칙을 말하는 불교적 표현이다. 현상의 모든 사물, 즉 有爲(유위)는 모두 원인(因 : hetu)과 조건(緣 : pratyaya)의 상호관계 속에서 성립된다고 보는 관점이다. 범어 쁘라띠뜨야 삼우뜨빠다(pratītya-samutpāda)를 한자로 번역한 말이 因緣生起(인연생기)인데 뒤의 ‘생기’를 뺀 말이 인연으로 굳어졌다. 부처께서는 깨달음을 얻은 후 “此有故彼有(차유고피유, 즉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此生故彼生(차생고피생,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기며), (此無故彼無(차무고피무,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此滅故彼滅(차멸고피멸,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진다)”(잡아함경 제14권 358경)라고 설파했다.
12 연기설이라는 것이 있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은 숙명적이거나 우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지가 원인이 되어 받게 되는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정리한 것이 십이연기이다. 초기불교에서는 인간이 늙어서 죽게 되는 것은 태어나기 때문에 일어나며, 또한 괴로움은 사랑의 번뇌에 의해 생기거나 인간의 근원적인 무명(無明)에 의해 생기며, 반대로 번뇌가 없으면 고통도 없어진다고 했다. 불멸 이후 시간을 지나며 여러 가지 부파들이 생기고 복잡해지고 계열화된 이론이 12 연기다.
연기법이란 존재의 ‘生成과 消滅의 相互 關係成’을 뜻한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항상 서로 의지하여 관계를 맺고 있다 하여 연기법을 ‘相依性(상의성, 서로 의존한다는 것)의 법칙’이라 말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事象(사상, 관찰될 수 있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항상 서로 관계되어 성립하기 때문에 불변적·고정적 실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연기설은, 마침내 空사상으로 철학적 정립을 이루게 된다.
용수 보살(나가르주나)은 그의 저서 中論에서 인연으로 생겨난 모든 것을 공하다고 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다른 사물들과 서로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존재이므로, 그 모양이나 형태, 또는 그 성질이 전혀 변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사물들은 단지 원인과 결과로 얽혀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어서 그 스스로의 자아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無我라고 하며, 自我가 없는 無我이기 때문에 그것을 空이라고 한다. 이 말을 불교에서는 自性이 없다고 한다. 실체를 자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실체가 없다는 말을 無自性이라 부른다. 무자성의 내용이 연기라는 이야기이다. 이 무자성이 바로 공이다.
아파트 14층 아래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와 나로부터 비롯된 모든 생각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인연에 따라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는 나에게 또 다른 인연으로 파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