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좌정하고 생각을 고요히...

by 김준식

默坐靜思*


陋室瞻晴天*(누실첨청천) 내 방에서 하늘을 쳐다보니,

冗念不止增 (용념부지증) 쓸데없는 생각만 번성하여라.

無人上晴訪 (무인상청방) 날씨 맑아도 찾을 사람 없으니,

掉拂心相得*(도불심상득) 툭툭 털고 마음을 다스리네.


2021년 6월 4일 오전. 하늘이 참 맑아 우두커니 한 참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살아온 과정이 푸른 하늘에 흰 구름처럼 흩어졌다 다시 모인다. 한 참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다시 툭툭 털어버리고 마음을 다 잡는다. 주말 동안 짓지 못하다가 월요일(6월 7일) 아침에서야 겨우 맞췄다.


* 蔡邕(채옹, 133~192): 중국 후한 때의 문인이자 서예가. 자는 伯喈(백개). 시문에 능하며, 수학ㆍ천문ㆍ서도ㆍ음악 따위에도 뛰어났다. 영자팔법을 고안하였다. 그는 筆論(필론)에서 이르기를 “대저 글씨를 쓸 때에는 먼저 묵묵히 좌정하고 생각을 고요히 하라(默坐靜思묵좌정사)” 고 이야기했다. 글씨를 쓰기 전, 흩어진 마음을 다잡는 것처럼 그런 마음이 되기 위해 이 말을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 陋室(누실): 劉禹錫(유우석 772~842, 중국 당나라의 시인, 문필가)은 자신이 사는 방을 이렇게 불렀다. 斯是陋室 惟吾德馨(사시누실 유오덕형 ; 여기는 누추하지만, 생각건대 나의 덕은 향기로워야 한다. )


* 戴本孝(대본효, 청대 산수화가)의 畵題詩 중 한 구절을 차운함. 역시 화가로 유명한 石濤(석도) 朱若極(주약극)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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