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邂螻公 (조해루공) 아침 청개구리를 만나.
侚行喘眗目 (순행천구목) 급히 오셨는지 숨 헐떡이며 눈 굴리시며,
公見途遠足 (공견도원족) 먼 길 가는 공을 보았소.
洉葉愈盛綠*(후엽유성녹) 젖은 잎사귀 더욱 짙게 푸르러지는데,
難交望遇逢 (난교망우봉) 벗 할 수 없어도, 우연히 또 만나기를.
2021년 6월 12일 토요일. 아침 산책 길에서 청개구리와 조우하다. 요즘 참 만나기 어려운 개구리다. 특히 길 고양이들이 많아지면서 이 청개구리의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고양이들은 움직이는 작은 청개구리를 먹지는 않지만 자주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일부 완전히 야생화된 고양이들은 먹기도 하는데 청개구리도 독이 있기 때문에 먹는 것보다는 고양이들이 개구리를 공격하여 죽이는 경우가 많다.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시를 쓴 기억이 난다.
어쨌거나 새벽, 어제 비와 아침 이슬이 내린 수풀 속에서 만난 청개구리는 참 반가웠다. 비록 말을 하지 못하는 미물이지만 우주 만물이 모두 인연으로 맺어진 존재라면 나와 이 청개구리의 만남은 엄격하고 위대한 질서 속에 있을 것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한 참을 바라보다 왔다.
* 樗村(저촌) 沈錥(심육)의 저촌유고에 약 2200수의 시가 실려있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전국을 유람하거나 강학하면서 보냈다. 그의 시는 대체로 기행시와 생활시이다. 그는 주변의 다양한 사물들을 시적 소재로 한 생활시를 많이 창작하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계절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사물의 모습과 감회를 담은 절후시이다. 그의 시 한 구절을 차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