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奇(청기)

by 김준식

淸奇(청기)


亮明不見人*(양명불견인) 훤하게 밝아도 사람은 보이지 않고,

沖林幽淸氤 (충림유청인) 부드러운 숲엔 맑은 기운만 그윽하여라.

澹日喬中影 (담일교중영) 무심한 햇살은 나무 사이로 비치는데,

自入㠨奇聚 (자입울기취) 안개 자욱하여 기이함에 빠져드는구나.


2021년 6월 13일 밤. 어제(6월 12일) 저녁, 거창에 계시는 오정식 교감 선생님의 카스(카카오 스토리)를 보다가 교감 선생님의 사진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교감 선생님 스스로 사진 촬영 후에 포토샵에서 동작 흐림 기법을 사용했노라고 말씀하셔서 그런 줄 알았지만 사진이 주는 느낌과 風格은 매우 놀라웠다. 교감 선생님에게 염치 불고하고 사진을 부탁드렸더니 조금 전 흔쾌히 사진을 보내주셔서 어울리지 않지만 낑낑대며 겨우 글을 놓았다. 사진이 주는 느낌을 글이 깎아 먹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나의 재주가 딱 이만큼이라 욕심을 내려놓는다.


* 명말의 陸紹珩(육소형)에 의해 편찬된 고금의 명언집인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에 따르면 맑음의 품격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한다. 淸興 맑은 흥취, 淸致 맑은 운치, 淸苦 맑은 괴로움, 淸狂 맑게 미침, 淸奇 맑고 기이함이 그것인데 이 사진의 느낌은 마지막인 듯하여 제목으로 놓았다.


* 유종원의 어부 시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