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藤花 2021

by 김준식

金藤花 2021


年年此處見望意 (년년차처견망의) 해마다 여기서 물끄러미 바라보노니,

妙用時精復花開*(묘용시정복화개) 자연의 정밀함으로 다시 꽃을 피웠네.

靜審萬物皆空寂*(정심만물개공적) 고요히 살피면 만물은 모두 실체 없음인데,

今顯朶花續往來 (금현타화속왕래) 지금 보이는 늘어진 꽃 끊임없이 오가겠지.


2021년 6월 28일 오전. 어제 함양에 있는 一蠹 鄭汝昌 고택을 다녀왔다. 정여창 선생은 고려 정몽주의 학맥을 이었다. 무오사화 때 함경도로 유배를 갔다가 거기서 죽고 다시 갑자사화 때는 친구 김굉필과 같은 당파여서 부관참시까지 당하였다. 그의 삶을 평가할 만한 지식은 나에게 별로 없지만 그가 스스로 지은 자신의 아호 一蠹(일두)만 놓고 본다면 그는 훌륭한 학자이자 정치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蠹자는 좀(썩은 나무에 홈을 파는 벌레)이라는 뜻으로 자신을 이 정도로 낮추어서 부르기는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실제로 내가 자란 안음(현재의 안의) 땅 현감 재직 시 수많은 善政이 있었음에도 그 흔한 송덕비 하나 세우지 않았다.


현재 이 집은 후손이 살고 있다. 몇 년 전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능소화 전설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래서 꽃도 그렇게 보인다.


* 추사 김정희의 시를 차운하다.

* 중국 북송의 위대한 시인 정호의 시를 차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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