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이나 후진의 기준은 대단히 모호하지만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는 확실히 후진적이다. 정치학을 배워서 정치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뒤집으면 정치는 학문으로 배워서 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2022년 3월에 이 나라 대통령 선거가 있다. 너도 나도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뉴스를 들으니 여야를 합쳐 얼추 20명 정도가 대통령 후보 군의 숫자라 한다. 신생 아프리카 어느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2021년 대한민국 이야기다. 그야 말로 이놈 저놈 모두 나오는 모양이다.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이, 내 눈에는 여름 밤 불 빛을 찾아 미친 듯 돌진하는 부나방으로 보인다.
대통령에 나서는 사람들이나 혹은 거창한 선거에 나가는 행동에 대하여 ‘출사표’를 던진다는 표현을 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출사표는 촉한의 제갈공명이 어리석은 황제 유선에게 목숨을 걸고 전쟁에 나아가면서 올린 유서와도 같은 글이다. 그런데 왜 의미가 이렇게 달라졌을까? 여기 저기 하도 많이 쓰이니 이제는 출사표의 본래 의미와는 전혀 달라진 출사표 이야기 듣기가 괴롭다. 출사표라 했으니 앞으로 선거에 나오는 그들이 목숨은 고사하고 명예라도 거는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