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사람으로서 2022년을 걱정하며……

by 김준식

11월 5일, 야권 대통령 후보만 결정되면 여야의 대권 후보는 내년 3월의 선거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가 우리 같은 보통의 민중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누가'가 아니라 대통령이 된 이후 '무슨' 정책을 '어떻게' 펴는 가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솔직하게 나는, 좀 더 진보적인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진보나 보수는 언제 어디나 존재했고 또 존재할 것이다. 동전의 앞 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다만 극단적으로 멀어지는 것이 위험하지만 그 또한 사람의 일이다. 시대가 혼란할수록 극단적인 관점이 더 득세하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보아 왔다.


아직도 여전히 역사가 진보할 것이라고 믿지만 내 삶 동안 이런 믿음은 종종 훼손되어 지금은 의심스러운 마음이 더 많다. 어쩌면 역사는 갈지자처럼 비틀거리면서 나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추론이 지금 나의 마음속에 있는 의심을 지우기에는 너무나 불확실하다.


당장 11월부터 이 나라는 대통령 선거 국면이 될 것인데 지금까지 있어왔던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이 더욱 증폭되어 난무할 것이고 거기에 편승한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할 것이다. 정작 정책이나 비전은 흔적도 보이지 않고 기괴한 소문이나 혐오스러운 추문들이 찬바람처럼 세간을 휘저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는 헌법 제7조 2항과 같이 정치적 중립을 보장받는다. 늘 이야기 하지만 정치적 중립은 보장받는 것이지 지키는 것이 아니다.(의무가 아닌데 자꾸 의무란다.) ②항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즉, 아이들을 교육하는 우리의 교육적 행동과 발언들은 헌법에 의해 철저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수업 중에 우리가 아이들을 선동할 리 만무하고 또 아이들의 이야기에 흔들릴 우리가 아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아이들에게 정치적 사실이나 그것에 대한 정당한 평가, 그리고 가치에 대한 교사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또 피력해야만 한다. 그것은 미래세대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 대한 교사의 책임이자 소명이다.


‘정치적’이라는 말이 가지는 함의는 정말 다양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차용되는 것은 ‘시류에 영합하는 자세’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용하려는 자세’를 의미한다. 가끔씩 이런 부정적 자세를 가지려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자신이 존재하는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 모두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파악하고 이용하려 할 때 비난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부정 의미의 ‘정치적’이라는 말은 진보나 보수 모두에게 적용되는데 예를 들어 최근 모 대선 예비 후보가 5공 시절을 미화하는 발언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서 참으로 부정 의미의 ‘정치적’인 태도들을 보게 된다. 지인들이 이런 부정의 정치적 태도를 보이면 그 사람과 거리를 두게 된다. 지인들 중 자신들의 태도에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자칫 그 사람과의 지난 세월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우리는 정치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또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 판세를 읽고 그 흐름을 이용하는 부정적 의미의 ‘정치적’은 분명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는 좀 더 진지하고 차분하게 세상을 읽고 판단해야만 한다. 함부로 움직이고 함부로 경도되는 일 없이 세상을 깊이 이해하여야 한다. 나로부터 흘러나오는 공기는 아이들이 숨 쉬는 공기이고 나로부터 흘러나오는 말은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2022년 선거는 유사 이래 가장 혼란스러울지도 모른다. 벌써 그러한 부정적 징조들이 보인다. 마치 트럼프가 당선되던 미국의 그 시절처럼 천박한 논리들이 이미 판을 치고 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대통령 선거국면이 혐오스러운 세상 풍경으로 비치지 않도록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마음 써 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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