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중학교 철학수업 (51)

by 김준식


목요일은 행정사무 감사 출장으로 수업을 할 수 없어서 금요일 오후에 수업을 했다.


자유의 개념에 대한 쓰기


Freedom, Liberty의 초보적 개념 파악을 위해 아이들에게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처음 질문은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 중에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며 두 번째 질문은 “지금 내가 뭔 가를 하고 싶은데, 그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당연히 처음은 Freedom에 대한 질문이고 두 번째는 Liberty에 대한 질문이었다.


세 번째 질문은 첫 질문 중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대한 이유, 혹은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질문은 두 번째 질문에서 '그것을 할 수 없게 하는 상황과 원인’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글을 쓰게 했다.


아이들은 ‘Freedom’과 ‘Liberty’의 개념에 대하여 비슷하게 이해하고 동시에 자신의 상황을 잘 대입시켜 글을 썼다. 여전히 문장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처음에는 단어로 표시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이제 단어는 잘 쓴다. 길게는 1년 반, 짧게는 6개월 동안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이 참 대견하다.


아이들의 대답 중에 ‘날개가 없어 날지를 못한다.’라는 대답이 있었다. 그 아이는 이 대답을 Freedom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여 1번과 3번에 이 이야기를 썼다고 발표하자 아이들 중 일부는 ‘날고 싶은 것’은 Liberty가 아닌가라고 그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대답했다. “나는 날개가 없으니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날지 못하는 것이니 Freedom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대답했다.


중 1과 중 2~3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거의 10여분을 이야기하도록 그대로 두었다. 결론을 바라는 눈치였지만 솔직하게 어느 쪽도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여서 이렇게만 말했다.


니체(목에 건 자신을 나타내는 철학자 이름. 중 1, 날개 이야기의 주인공)가 이야기한 것은 ‘날개가 없다’는 것에 핵심이 있고 칸트(역시 목에 건 이름, 중 3, 반론의 주인공)나 헤겔(역시 그렇다. 중 1, 역시 반론의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것은 ‘날고 싶은데 날지 못한다’에 핵심이 있다. 선생님도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Freedom과 Liberty의 개념을 돌을 쪼개 듯 확연히 구별할 수는 없으니 각자의 해석으로 남겨두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얼버무리고 말았다.


의지의 문제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 않으려는 나의 생각을 아이들이 읽었는지 몰라도 대체로 수긍하는 척하며 수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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