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處異景(동처이경)
風來新草搖殊常 (풍래신초요수상) 바람 불어 새로 난 풀들 수상하게 흔들리니,
會得亂世非物外 (회득난세비물외) 난세가 사물 밖에 있지 않음을 아네.
春山通氣淸湖色 (춘산통기청호색) 봄 산, 맑은 호수와 기로 통했는데,
細波旣渾孤立傀 (세파기혼고립괴) 잔 물결에 물은 흐리고 허수아비처럼 외로이 섰네.
2022년 4월 14일 출근길. 출근길에 고개를 넘어오다 월정호(작은 소류지)에 잠시 멈춰 섰다. 작년 이 맘 때는 맑은 날씨에 찬란한 햇살이 비추어 신비로운 풍경이었는데, 지금은 음산해진 풍경으로 보이니 사람의 마음이란!
세상일에 마음을 두지 않으려 해도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 세상일이 아닌가! 좁아진 마음에 기이한 세상사가 보이니 더욱 심란해진다. 누구는 모두를 욕하는 방향으로 가버렸고 또 누구는 세상일로부터 아예 등을 돌렸다지만 그것이 어디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바람 불어 맑은 호수 물은 어지러운데 풀과 나무들은 어김없이 푸르러진다. 한심한 세상에 사는 나는 마치 허수아비처럼 그 광경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