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중에 산 길을 걷다.

by 김준식

雨中山行


微滴紫陽端 (미적자양단) 산수국 가는 물방울,

帝網於重重 (제망어중중) 제석천의 그물이라네.

慧能超神秀 (혜능초신수) 혜능이 신수를 넘었다는데,

無物空再無 (무물공재무) 없음은 공인가 다시 무인가!


2022년 6월 5일. 아침부터 반가운 비가 오니 산길이 더 정겹다. 거대한 인드라 망 속에서 꼼지락 거리는 우리의 일상, 언제나 번뇌하는 내 삶을 산길을 걸으며 돌아본다. 부끄럽고 부끄러운 일들의 연속이지만 또 그 상황에 닥치면 역시 그 부끄러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인데......


혜능 선사께서 신수의 身是菩提樹(신시보리수)를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로 통렬하게 부쉈지만 혜능 선사께서 말한 ‘무일물’이 ‘空’인지 아니면 다시 ‘無’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어리석은 생각을 산 길을 걷는 내내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