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호르비츠
Robert Schumann - Träumerei, 『Kinderszenen』Nº 7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린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세계 유명 축구선수들과 그들을 후원하는 지구 상 모든 유명한 스포츠 회사들의 엄청난 돈 잔치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빛나는 무대 뒤, 그들이 차는 축구공과 관련 용품을 만드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아디다스, 퓨마, 그리고 나이키의 축구공 내피 90%가 파키스탄과 그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다. 그 아이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하루 20루피(우리 돈 600원 정도)인데 그 돈을 받고 그들은 하루 종일 축구공의 내피를 꿰맨다. 그리고 아이들의 피땀 어린 축구공 내피를 세계 유명 스포츠 상표의 외피가 감싸면 갑자기 엄청난 가격이 매겨진다. 그리하여 스포츠 회사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그 천문학적인 돈으로 또 선수들을 후원하며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
지난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였지만 역사 속의 그날은 대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이다. 초콜릿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코코넛 열매가 필요하고 그 열매는 여전히 아프리카 어린이 노동자들의 임금착취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그 코코넛 생산의 이면에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버티고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코코넛을 수확하는 농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 버는 돈은 겨우 1~2달러 수준이다.
내가 사랑하는 향기로운 커피, 아프리카 최고의 커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열매를 따는 손도 역시 어린이들이 많다. 최근 공정무역을 통해 그들에게 이전보다는 많은 임금이 지급되지만 여전히 아직 14세도 되지 못한 어린이들이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 어떤 공정한 무역도 없으면서 단지 공정무역이라는 표시가 있는 라벨만 사고파는 아프리카 커피농장이 부지기수다.
어린이 노동 생각을 하다 보니 어린이를 위한 음악이 생각나 슈만과 드뷔시를 떠 올렸다. 그들이 음악을 만든 이유는 너무나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오늘은 슈만의 꿈을 들으며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일생을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았던 슈만이 작곡한 어린이의 정경 13편 중의 일곱 번째 곡 인 Träumerei(꿈)는 1838년에 작곡되었다. 워낙 이 곡은 유명하여 여러 악기로 편곡되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