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臺不桎*(영대부질) 막을 수 없는 마음
垣外萎蕭冷 (원외위소냉) 담 밖이라 쓸쓸히 말라가지만,
不異內墻形 (불이내장형) 안이라고 다르지 않네.
從時變廉恥 (종시변염치) 시절 따라 염치도 변하는데,
此局務光亦*(차국무광역) 지금 시절 무광인들!
2022년 11월 13일 오전. 산 길을 걸었다. 사찰 담벼락 밖에 꽃이 시들어 간다. 담벼락 안이라고 무엇이 다를까? 무도한 무리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 무광이나 변수卞隨가 지금을 살아도 어찌할 수 없는 세상이다. 걷다가 생각을 하고 그것을 무심히 옮긴다.
* 靈臺不桎(영대부질): 《장자》달생達生에서 영대靈臺는 마음이다. 덕충부德充符의 영부靈府와 같다.
* 《장자》달생達生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은殷나라의 탕湯임금이 하夏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폭군 걸桀을 정벌하려고 할 적에, 무광務光이라는 은자에게 의뢰하여 그 일을 도모하려 하였다. 務光이 말했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탕이 말했다. “그러면 누가 좋겠소?” 務光이 말했다. “나는 모릅니다.” 탕이 말했다. “이윤伊尹은 어떻습니까?” 務光이 말했다. “무리하게 힘쓰는 인물로 손에 때(垢–때,티끌을 뜻하며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를 묻히는 것도 참아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밖의 능력에 대해서는 나는 모릅니다.” 湯이 드디어 伊尹과 함께 도모하여 桀을 정벌하여 승리하고 난 뒤에 탕임금이 務光에게 천하를 사양하며 말했다. “지자知者는 천하를 위해 계책을 세우고 무용武勇이 있는 자는 그것을 완수하고 인자仁者는 천자의 자리에 앉는 것이 고래古來로 해오던 도리입니다. 그러니 어진 그대가 천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좋지 않겠소?” 務光이 말했다. “윗사람을 폐하는 것은 義로운 행동이 아니며 전쟁을 일으켜 백성들을 몰아 죽이는 것은 仁한 행동이 아니며, 남이 어려움을 무릅썼는데 내가 그 이익을 향수享受하는 것은 염치를 아는 행동이 아닙니다.” 또 “의義로운 사람이 아닌 자에게서는 록祿을 받지 아니하고, 무도한 세상에서는 그 땅을 밟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무도한 자가 나를 높여 천자의 지위에 올리려고 함이겠습니까? 나는 이런 상황을 차마 받아 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돌을 등에 짊어지고 스스로 려수廬水의 깊은 물 속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