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산책(22)

by 김준식

요즘 세상은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듯한 분위기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데 어찌할 수 없는 내 삶과 시간은 잘도 흘러 벌써 음력 정초를 앞두고 있다.


한 때 이런 혼선이 없지는 않았다. 그 시절엔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잘 버티고 나면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강력한 희망으로 버티고 견뎠다. 하지만 2023년 지금, 솔직해지자면 희망이 별로 없다. 이전 시기나 지금의 차이는 나라를 말아먹는 방법의 차이일 뿐, 어차피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모두 나라를 말아먹었고 또 현재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아마도 욕심일 것이다. 욕망이나 욕심이 본인을 태우고 세상을 태워도 깡그리 태우기 전까지는 눈치도 못 알아채는 불길이 바로 욕망의 불길이다.


노자께서 말씀하시기를


故善人者, 不善人之師(고선인자, 불선인지사)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 되고, 不善人者, 善人之資(불선인자, 선인지자) 선하지 못한 사람은 선한 사람의 자산이다.

도덕경 27장


이 말을 그대로 믿고 싶다. 하지만......


지금 나라를 경영하는 판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선한 사람이 없다.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다. 그러니 스승이 될 만한 인물은 더 없다. 역시 그래서 그 판에 있는 모두가 선하지 못한 쪽으로 폭주하고 있고 아무도 제어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몹시 안타깝다. 심지어 그것을 부추기고 응원하는 무리들도 있으니…… 노자께서 지금 이 땅에 계신다면 이 말을 도덕경에서 슬그머니 지워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아주 희미하게


“선하지 못한 사람은 선한 사람의 자산이다”는 말은 아직은 유효한 부분이 약 백만 분의 일 정도는 있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남에게 피해만 주는 무리들도 그런 행위를 보는 우리에게 ‘저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일종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참 안타까운 말이다.


이런 말도 있다. “성인은 항상 사람을 잘 찾아 쓰니, 버리는 사람이 없고 버리는 물건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를 경영하는 판에 버릴 수 없는 물건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황로학의 대표적 작품인 『회남자』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크고 작음 또는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각각 그 마땅한 바를 얻으면 천하가 고루 다스려진다.… 성인은 두루 아울러 쓰기에 버리는 인재가 없다.” 이 말도 지금 이 나라 같으면 이렇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크고 작음 또는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각각 그 마땅한 바를 얻으면 천하가 고루 다스려진다.… 그런데 성인은 두루 아울러 쓰려고 하는데 인재가 하나도 없다.”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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